1조원 ‘대어’ 물거품...홈플러스 리츠 상장 철회
1조원 ‘대어’ 물거품...홈플러스 리츠 상장 철회
  • 어예진 기자
  • 승인 2019.03.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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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 1조원 단위의 공모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철회했다.

14일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2019년 IPO 기대주..”좋다 말았다”

홈플러스 리츠는 홈플러스 매장 51개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부동산투자회사로 오는 2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정돼 있었다. 공모 희망가는 4530원∼5000원을 기준으로 1조5000억∼1조7000억원을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수요예측을 통해 들어온 공모금액이 계획을 훨씬 밑도는 1조원 미만 수준에 머문 것으로 예상했다.

홈플러스 리츠 측은 “수요예측 시행 결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면서 "공동 대표 주관회사 및 공동 주관회사의 동의로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 유치 실패 •업계 불황도 ‘한 몫’

상장 철회 배경에 대해 IB업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 실패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조 단위 리츠로는 첫 사례인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부담감이 컸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의 업황 악화도 한 몫 했다.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줄고 온라인 매출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 크다고 본 것 같다"며 "글로벌 거시경제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투자를 주저하게 된 점 등이 해외 투자 유치가 부진했던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 경영 방향 변화 없다..  ‘재도전’ 가능성 ↑

홈플러스 측은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리츠 관계자는 "이번 기회로 리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데다 약 1년간 공을 들여 상장을 준비해온 만큼 다시 역량을 집중해 도전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상장 재도전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이번 상장 철회와 관계없이 기존 경영 방향은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리츠 상장은 더 좋은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며 "당사는 상장 철회와 관계없이 홈플러스 스페셜, 옴니채널 강화, EMD 등 기존 경영 방향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