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이쿼녹스의 굴욕…가격인하·할인에도 1Q '435대 판매'
한국GM, 이쿼녹스의 굴욕…가격인하·할인에도 1Q '435대 판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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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모델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유독 부진을 면치는 곳이 있다. 한국GM이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SUV 쉐보레 이쿼녹스가 그 주인공이다. 출시 1년도 되지 않은 이 모델은 SUV의 흥행 릴레이에도 지난 1분기 누적 판매 435대에 그쳤다.

올해 들어 과감한 가격인하와 할인, 할부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이쿼녹스는 지나 3월 한달간 150대를 판매했다. 이로서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는 총 435대를 기록하게 됐다.

경쟁모델인 현대차의 싼타페와 기아차의 쏘렌토가 3월 한달간 각각 7001대, 5626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실적이다. 르노삼성의 QM6도 같은 기간 2871대를 팔아치운 바 있다. 3개월 동안 경쟁 SUV 모델의 한달 판매실적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사진=한국GM
사진=한국GM

이쿼녹스의 이런 판매부진이 갑작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한국GM은 지난해 6월 이쿼녹스 출시 당시 월 1000대를 판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실제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총 판매량은 1718대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국내 SUV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지난 3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SUV 판매비중은 45.1%로 지난해 40.1% 대비 5,0%P가 증가했다. 3월 세단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50%이하로 감소한 것도 SUV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유일하게 한국GM만 SUV 흥행 분위기에 역행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꼽힌다. 이쿼녹스의 출시 가격을 경쟁모델인 싼타페보다 약 200만원 비싸게 책정하면서 고가 논란에 시달렸고 그에 반해 차체 크기나 실내공간은 경쟁모델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GM의 국내 철수설이 꾸준히 불거진 것도 소비자가 구매를 꺼리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한국GM도 이런 상황을 방치한 것은 아니다. 한국GM은 올 초 이쿼녹스의 가격을 최대 190만~300만원까지 인하하면서 공격적인 승부수를 걸었다. 올해 들어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 다양한 할인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쿼녹스의 판매량은 올해 들어 더욱 감소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 입장에서는 가격인하와 무이자할부, 할인 프로그램까지 선보이면서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는 전부 낸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판매량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쿼녹스의 판매량이 향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가 최근 대표 SUV인 코란도의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했고 기아차와 르노삼성은 각각 내년 SUV 쏘렌토 풀체인지 모델, CUV XM3 인스파이어 모델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한국GM은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SUV 모델의 간판급인 중형 SUV 이쿼녹스의 부진에는 마땅한 해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한국GM은 이쿼녹스에 대한 혜택을 점차 강화하는 중이다. 

한국GM은 이달 들어 이쿼녹스에 최대 36개월 무이자할부 및 신입생·졸업생·입사·신혼부부·출산 등의 가정에 최대 30만원 혜택 추가 및 7년 이상 노후 차량에 대한 최대 50만원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GM 측은 “쉐보레는 연초부터 실시해온 주요 판매 차종 가격 재포지셔닝 등 고객 최우선 정책을 이어가는 한편,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이쿼녹스 등 주력 차종에 대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