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총, 이변은 없었다…엘리엇 주주제안 완패(종합)
현대차 주총, 이변은 없었다…엘리엇 주주제안 완패(종합)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3.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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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행동주의 사모펀드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표대결이 예상됐던 현대자동차의 주주총회가 현대차의 완승으로 이변 없이 마무리됐다.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 모두 현대차의 의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된 것. 

엘리엇의 제안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주주의 외면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22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개최된 제51기 정기 주총에서는 현대차의 주총의안과 엘리엇이 주주제안 의안이 표대결이 이뤄졌다. 

이날 엘리엇을 대리해 주총에 참석한 KL파트너스 관계자는 주주제안 설명 자리에서 “오늘 이 자리는 엘리엇과 현대차의 대결 자리가 아니다”라며 “모든 주주가 한 곳에 모여 자본관리 논의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새우는 기회로 현대차의 새로운 기회이자 한국 자본시장의 주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ㅣ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ㅣ사진=연합뉴스

이날 주총의 주요 쟁점은 배당안과 사외이사 선임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차의 완승으로 끝났다.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배당을, 엘리엇은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의 배당안을 각각 제시해 표결한 결과 현대차의 안은 주총 참석자 중 86%의 찬성을 받은 반면 엘리엇의 의안은 13.6%의 찬성에 그쳤다. 

사외이사 선임의 건도 현대차 측의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엘리엇 추천 사외이사 후보인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의 찬성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기준 16~19%에 불과했다. 

엘리엇의 이런 패배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현대차의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의 의결권 자문사는 엘리엇의 배당요구가 기업경쟁력을 해친다고 판단해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는 “주주 입장에서 보면 배당금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의 배당금액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엘리엇의 주주제안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대차 주식을 1~2년 주주하려 산 것이 아니라 10년 장기를 보고 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이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목표로 핵심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과 완성차 및 미래사업에 대한 경쟁력 재구축, 속도와 실행력을 제고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