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문화코드로 읽는 지구
[신간] 문화코드로 읽는 지구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3.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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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다른 문화의 사람들은 단순히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라기보다 서로 다른 감각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같은 사건과 상황에 다르게 반응하고 대처한다. 서로 다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오해 없이 소통하려면 언어는 물론이고 서로 다른 문화적 감수성과 문화코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서로 다른 문화를 선명하게 비교해서 보여주며, 그 배경을 설명해준다. 단순한 사건이나 표면으로 드러난 요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던 것이, 역사와 심리적 배경을 알면 보다 쉽게 이해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는 대표적인 미국 음식이다. 그에 비해 ‘프렌치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비싸고 고급스러운 만찬이 떠오른다. 맥도날드에는 청바지나 트레이닝복을 입고 편하게 들어가서 손으로 감자튀김을 집어먹어도 될 것 같지만, 프렌치 레스토랑에 갈 때는 옷도 신경 써야 할 것 같고, 테이블 매너도 깐깐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 이런 차이는 두 나라의 음식에 대한 문화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프랑스의 음식 문화코드는 ‘쾌락’이다. 오감을 총동원해 음식은 즐기고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음식 문화는 종합 예술의 형태로 발전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음식에 대한 문화코드는 ‘연료’다. 미국인들은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 인간의 몸에 연료를 넣는 것이 식사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 프랑스인은 ‘맛있다(bon)’라고 말하고 미국인은 ‘배부르다(full)’고 말하는 것도 이런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문화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세계화가 가져온 다양한 변화가 개인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보고서이자 다문화 시대에 나침반 역할을 해줄 안내서다. 1부 「서로 다른 지구인」에서는 폰스 트롬페나스와 찰스 햄든터너, 에드워드 홀, 헤이르트 호프스테더 등 문화 차이를 비교 설명하는 개념적 틀을 소개했다. 2부 「생각보다 먼 아랍과 미국」에서는 갈등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권인 아랍과 미국의 문화적 거리를 보여준다. 3부 「낯선 이의 눈에 비친 한국」에서는 우리는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나 외국인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국 문화의 매력을 보여준다. 4부 「축제, 일상 탈출의 전통」에서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상에서 일탈을 감행하는지 세계 각국의 축제와 공휴일을 비교했다. 5부 「‘다름’을 이해하는 몇 가지 방법」에서는 미국과 유럽,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에 초점을 맞추되 세계 지역화 전략, 혹은 전 지구적 이슈를 끌어들인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일하고 쉬는 방법까지 저마다 문화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당연한 일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저널리스트 출신 비교문화학자인 저자는 이런 차이를 파헤치고, 차이를 넘어 서로 이해하고 타문화의 매력을 받아들이며 서로 어울리는 방법을 설명한다. 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는 것인지 알아보고 시선을 돌려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알아본다.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이해하고 공감하며 서로의 매력을 나누는 세계시민으로 살아갈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 김세원 /출판사  인물과 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