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월드컵 현장에서 만난 '5G의 미래' … "모든장면, 놓치지 않을거에요"
[르포] 월드컵 현장에서 만난 '5G의 미래' … "모든장면, 놓치지 않을거에요"
  • 승인 2017.05.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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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주 · 수원경기장에 '5G 시범망' 구축
[비즈트리뷴] "아르헨티나 선수의 발에 공이 맞고 골대 옆 라인을 벗어나면서 우리 선수에게 코너킥 기회가 주어졌다. 골대 가까이의 상황을 자세히 보고 싶은데 앉은 위치와는 거리가 있다. 참, 이럴때 '360도VR'이 있었지. 미리 다운받아 놓은 앱을 실행시켜 상대 진영 골대 쪽에 위치한 1번 카메라를 클릭한다. 카메라에서 비춰주는 화면을 돌리면 360도로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다. 심지어 골대 바로 뒤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의 긴장된 표정도 보인다. 다시 선수들에게로 돌아가서, 코너킥 위치로 고정한다. 확대를 통해 선수의 킥 장면을 면밀히 살펴봐야겠다. 그 순간 공이 힘차게 올라가고, 아쉽게도 골대 앞 아르헨티나 수비진의 머리를 맞고 공은 튕겨 나간다…"

▲ 경기 중간에 미리 다운로드한 ‘FIFA U-20 WC 2017 VR Player’ 앱으로 골대 주변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l 비즈트리뷴
 

23일 차세대 세계 축구스타들의 축제 'U-20 월드컵' 한국-아르헨티나전이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KT가 차세대 네트워크 5G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 IT 분야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KT는 예선 및 본선 토너먼트 52경기가 열리는 6개 경기장 중에 한국 대표팀의 예선경기와 결승전이 열리는 전주월드컵경기장 및 수원월드컵경기장에 5G 시범망을 구축했다.

티켓을 끊고 검색대를 통과하자 웅장한 경기장이 한 눈에 들어오고, 경기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로를 오르기 직전 왼쪽으로 KT가 마련해 놓은 CD존(Commercial Display Zone)이 위치해 있었다.

먼저 '360도VR'은 VR기기를 착용하면 마치 경기장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360도 생생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우러 나온 KT융합기술원 관계자는 "360도 VR은 골대 뒤에 설치된 여러 대의 VR 전용 카메라가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360도 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이어 붙여주는 스티칭(Stitching) 기술과 스티칭이 완료된 영상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실시간 전송해주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을 찾기 못했거나 경기장 내부에 있을 경우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FIFA U-20 WC 2017 VR Player’ 앱을 내려 받으면 본인의 휴대폰으로도 360도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또 올레 tv 모바일, 지상파 방송 3사 앱의 배너에서도 연결된다.

실제로 360도VR을 경기장 안팎에서 체험해 보니 원하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편리했고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주었다.

다만 아직까지 360도VR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4K까지 밖에 나오지 않고 있어 화질에 아쉬움이 있었다.

KT 관계자는 "8K까지는 되어야 좀 더 현실감있는 화질 구현이 가능할텐데 그 부분은 디바이스 제조사들과도 맞물려 있어, 서비스 상용화 시점 정도에는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 원하는 시점과 선수를 선택해 정지화면을 돌려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타임슬라이스'를 설명하고 있는 KT 관계자 ㅣ 비즈트리뷴
 

다음으로 체험한 '인터렉티브 타임슬라이스'는 결정적인 장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 재생해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원하는 시점과 선수를 선택해 정지화면을 돌려볼 수 있다.

부드러운 시점 변환을 제공하는 플라잉뷰(Flying View), 원하는 선수를 선택해 그 선수의 영상만 자세히 볼 수 있는 프리포커스(Free-Focus) 등 경기의 생동감을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서비스를 위해 경기장에 총 94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 모바일용 20대, 방송용 74대다. 모바일용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경기장 야외 CD존에서 감상할 수 있고, 방송용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SBS 중계방송에서 활용된다.

고경우 KT 호남네트워크 부문장은 "이들 서비스는 대용량 영상을 초고속으로 실시간 전송해야 하는 만큼 기존 LTE망으로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KT는 경기장에 구축한 5G 시범망을 통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전용 카메라와 5G 기지국을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5G 코어장비와 경기 성남 분당구의 CDN센터를 연동해 빠르고 실감나는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찾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현장과 달라진 점은, 이번 월드컵경기장에서의 5G 시범망 구현은 KT의 5G 규격으로 만들어졌고, 단말기의 크기가 절반 이하로 작아졌다는 점이다.

KT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까지는 단말기 크기를 스마트폰 수준으로 작게 만들 수 있을 예정이다.
 
이 밖에도 CD존에서는 3차원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콘텐츠와 자율주행 시연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5G버스'와 가상현실 속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VR어트랙션'도 체험할 수 있다.
 
▲ KT U20 월드컵 축구경기 최초 5G 미디어 서비스 실시 l KT
 

한편 KT는 5G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들을 결승전을 비롯해 한국-잉글랜드전, 16강전, 8강전 등 한국전 경기들 위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한국 대표팀 선전을 기원하며 한국-아르헨티나전에 이어 26일 서울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한국-잉글랜드전 거리응원전을 실시하고, 참가자에게는 머리띠, 손수건 등 응원도구를 증정한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은 “이번 U-20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5G 시대에 세계 축구를 주도하며 5G 미디어 서비스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KT는 U-20 월드컵에 이어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공식 파트너로서 5G 기술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전주=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