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리뷴] 지난 8일은 우리나라와 터키가 수교를 맺은 지 60주년 되는 날로 이를 기념하듯 터키 차나칼레 현장에서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 착공식이 18일 거행됐다.

착공식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안재현 SK건설 글로벌비즈 대표를 비롯한 현지 파트너사와 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차나칼레 대교는 우리 건설회사들이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진 건설 사업 분야인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터키 공화국 설립 100주년(2023년)을 앞두고 진행되는 국가적 사업"이라며 "착공식도 1차 세계대전 당시 다르다넬스에서 벌어진 터키 대 영국, 프랑스 연합군 전투(갈리폴리)의 승전 기념일인 18일에 맞춰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 대림산업 기술력, SK건설 사업역량, 국토부의 지원 "3박자"
 

세계 5위 규모의 이순신대교를 함께 건설한 대림산업과 SK건설은 터키 현지 업체 2곳과 함께 이순신팀을 구성하여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사업은 세계 최장 현수교 건설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수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특히 대림-SK가 주축이 된 이순신팀은 일본 업체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2013년과 2015년 터키를 잇달아 방문해 인프라 사업 영업전에 나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림-SK 컨소시엄이 이번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대림산업의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 특수교량 기술력, 국내 건설사 중 해외 디벨로퍼 사업 최대실적을 보유한 SK건설의 뛰어난 사업역량, 국토부의 지원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가능했다는 평가다.

SK건설은 지난해 12월 터키의 또 다른 국책사업이었던 유라시아해저터널을 성공적으로 개통시키며 시공뿐만 아니라 사업개발부터 자금조달, 운영까지 뛰어난 개발사업역량을 전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SK건설은 지난 2008년 유라시아해저터널 사업권을 따내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는 상황에서도 터키 정부, 대주단과의 치열한 협상을 통해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의 PF 참여를 이끌어내며 사업을 완수했다.

또 이번 사업은 1300m 이상의 현수교 시공 실적이 요구되었던 프로젝트로 대림산업이 해상 특수교량 분야에 이에 걸맞은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를 국내 최초로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데 이어 고군산대교, 새천년대교 등 다양한 현수교를 성공적으로 시공한 바 있다.

대림은 그동안 일본 기술에 의존하던 현수교 가설에서 벗어나 이순신대교를 세계 6번째로 설계에서부터 자재, 시공, 장비까지 모든 분야를 순수 국내 기술로 시공하며 해외 특수교량 시장 개척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사업에는 국토부의 측면지원도 큰 역할을 하였다.

국토부는 입찰 공고 전부터 사업의 타당성조사사업을 함께 진행해왔으며 한국수출입은행(KEXIM)과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를 통해 입찰 제출 문서 중 하나인 금융기관의 관심서한 발급을 지원했다.
 
■ 대림-SK건설,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도약

차나칼레 대교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현수교로, 터키 국영 도로공사에서 발주했다.

총 3.6km 길이의 현수교와 85km 길이의 연결도로를 건설하게 돼, 준공 후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특히 터키 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23년을 기념하기 위해 주탑 사이의 거리를 2,023m로 설계했으며, 주탑 높이 또한 승전 기념일인 3월 18일을 상징하는 318m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사업의 총 사업비는 3조 2000억원 규모로, 4개 회사의 지분은 각각 25%로 동일하며, 사업시행법인을 설립해 16일 터키에서 실시협약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16년 2개월(총 194개월) 동안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한 후 터키 정부에 양도하게 된다.

디벨로퍼 사업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시공뿐만 아니라 자금조달과 운영까지 책임져 공사 완료 후 장기간에 걸쳐서 공사비와 수익을 회수하는 사업 모델이다.

따라서 주주사 및 금융기관 등 사업 참여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등 디벨로퍼 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필수 요건이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