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씁쓸한 빅배스(big bath)
대우건설, 씁쓸한 빅배스(big bath)
  • 승인 2017.02.1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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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해외현장에서 총 7천억원의 추가비용을 반영하며 4분기 영업손실 7,69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감사의견 거절 이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소위 ‘big bath’지만 비용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2014년부터 크게 늘린 주택분양 물량이 점차 입주하기 시작하며 영업현금 흐름은 +2,600억원을 기록, 순차입금은 전년대비 1,380억원 줄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연구원은 12일 "2017년 수주목표는 9조원으로 국내 7조원, 해외 2조원으로 제시하며 향후 보수적인 해외전략과 주택/건축 위주의 국내사업 위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우건설은 2017년 가이던스로 매출 11.4조원, 영업이익 7천억원으로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일단 2017년 가이던스의 달성 가능성은 낮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택매출이 4.1조원으로 전년대비 최소 17%이상 증가할 시기고, 아직 미입주 리스크를 우려할 때가 아니며, 진행 해외현장의 잠재 부실을 최대한 반영하며 충당금 환입에 따른 이익 반작용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2010년, 2013년 빅배스(big bath)이후 바로 다음해의 영업이익 반등 사례도 이를 방증한다.

■매각작업 본격화

최근 대우건설의 매각 진행을 위해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재무진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이후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면 4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펀드는 올 10월 만기여서, 늦어도 상반기 매각절차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년간 주택시장 호황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서두르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빅배스는 빅배스로 보기 어려워

Big bath의 사전적 의미는 그간 누적됐던 손실은 물론, 향후 잠재적 부실요소까지 반영해 회계상 한번에 반영함으로써 다음해 더욱 큰 실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통상 불확실성을 한번에 반영함으로써 체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이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2010년부터 3년 주기의 반복된 빅배스(big bath)로 아직 진정한 빅배스(big bath)의 의미를 찾기는 힘들고, 2018년 이후 실적의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book의 클린화는 이뤄졌지만 향후 원가관리 역량의 검증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이익 수준을 확인하는 시기를 거쳐야 할 것이며, 부채비율 363.7%의 부담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 변재연기자 byun6270@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