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사회, 권오준 회장 연임 추천 …'찜찜한' 변수하나
포스코 이사회, 권오준 회장 연임 추천 …'찜찜한' 변수하나
  • 승인 2017.01.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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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회장 ㅣ 포스코
 
포스코 이사회가 권오준 현 포스코 회장의  연임을 추천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25일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로부터 권 회장이 차기 CEO후보로 적합하다는 자격심사 검토 결과를 보고 받고, 임기 3년의 회장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권 회장은 오는 3월 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회장으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권 회장이 단독후보로 추천받은 만큼, 평상시라면 이날 후추위 결정 자체만으로도 사실상 회장선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관련한 특검이 진행중이다.

특검 주변에서는 권회장과 관련한 뇌물죄 적용여부도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 특검수사 결과발표가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는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후보추천위원회, 격렬 토론?

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6인으로 구성되어있다.

후추위는 지난달 9일 첫번째 회의를 개최한 이래 매회때마다 평균 4시간을 넘기면서 심도있는 분석과 격렬한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 따르면, 위원들은 3개조로 나눠 투자가, 근로자대표, 전직 CEO 등 사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권  회장의 경영활동 과실과 자질에 대해 철저히 따졌다.

특히 3차회의에서는 권 회장이 직접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미래 포트폴리오 전략을 발표하고, 위원들의 질의에  일일이 답변하는 시간도 가졌다.

당초 4차로 예정되었던 회의가 5차에서 6차로 연장됐고 25일 오전 이사회를 앞두고 한차례 더 7차 회의를  열어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도 재확인 과정을 거쳤다.

후추위는 권 회장의 해명과 함께 대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포레카, 회장 선임 등 각종 의혹들이 근거가 없거나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았고 이에 대한 외부 법률 전문가 자문 절차도 거쳤다.

이와함께 후추위 위원들은 권회장이 취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성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권회장 취임 직전인 2013년 2조 2천억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말 2조 6천억으로 19%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7.3%에서 10.8%로 늘어 두자리 수를 회복했다.

지난해말 기준 17.4%의 사상 최저 부채비율, 사상 최대의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량, 취임 이후 총 126건의 구조조정, 지난해 55% 가량  상승한 주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 이명우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전원이 포스코의 중장기 성장 발전을 위하여 권 회장의 연임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내외부의 간섭없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만큼 권  회장이나 포스코로서도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후추위는 권 회장에게 비철강사업 분야의 개혁방안,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 등을 차기 CEO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고, 권 회장은 차기 임기 중 이를 추진키로 했다.

후추위 위원들은 권회장이 포스코의 장기적인 가치를 증진하고 경쟁력을 더 높일 적임자로 판단해 만장일치로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권회장 발목을 잡고 있는 의혹은

특검은 권 회장이 선임된 과정을 수사하고 있다.

권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변수는 지난 2014년 취임당시 박근혜정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권 회장이 포스코 회장에 취임하기 전후에 최순실씨에게 포스코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 자리를 최씨가 추천하는 인사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모 언론은 최근 "최씨가 추천한 김영수씨는 2014년 3월 포레카 대표에 올랐고 김모씨도 같은해 4월 전자상거래 계열사인 엔투비 대표이사에 올랐다. 권 회장이 보은적 차원에서 계열사 대표자리를 주겠다고 최씨에게 약속한 것으로 보고 권 회장에게 뇌물죄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검은 지난 23일 김응규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권 회장의 회장선임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권 회장이 회장에 선임될 당시 CEO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포스코, 올해 경영목표는

포스코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연결기준 54조 8,000억원, 별도기준 25조 6,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수요산업 부진 등 더욱 어려워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포스코는 지난해 보다 연결기준 1조원, 별도기준 6,000억원  늘어난 3조 5,000억원,  2조 6,000억원의 투자비를 각각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순차입금 규모는 연결기준 1조 7,000억원, 별도기준 1조 3,000억원  가량 지속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세계 최고의 철강 수익력을 공고히 하고, 혁신포스코 2.0에서  계획한 구조조정을 완성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한해로 만든다는 목표다.

특히 올해 WP제품 판매비중을 52%까지, 솔루션연계  판매량도 450만톤 이상 늘려 철강 본원 경쟁력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경영성적표는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3조835억원, 영업이익 2조8,4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시황 부진  및 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법인수 감소 등으로 전년대비 연결기준 매출액은 감소했으나, 포스코를 비롯한  해외 철강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돼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0% 증가했다. 

특히 해외 철강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5년 4,299억원 적자였으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 원가절감 등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2,182억원  흑자 전환해 연결기준 실적개선에 기여했다.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이  1,074억원, 인도 포스코 마하라슈트라가 36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해외 주요 철강법인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962억원 순손실이었으나, 올해는 1조 48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포스코 별도로는  매출액 24조 3,249억원, 영업이익 2 조 6,353억원을  기록했다.

제품가 하락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5.0% 감소했으나, 포스코 고유의 고부가가치제품인 WP(월드프리미엄)제품 판매 확대, 전사적 수익성 개선, 비용 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7% 증가했다. 

지난해 최종 철강제품  가격 대비 원료가격 차가 1조 2,000억원 가량 축소되는  불황 시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WP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 활동으로 1조원, 비용절감으로 4,000억원 등 내부 수익 창출 활동만으로 1조 4,000억원을 확보함으로써,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을 4,000억원 이상 늘렸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0.8%를 기록, 2011년 이후 5년만에 두 자리수를 회복했다. 

WP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6만 3,000톤이 늘어난 1,597만 3,000톤을 기록,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이로써 포스코의 WP 제품 판매 비중은 47.3%가 되었다. 솔루션마케팅 연계 판매량도 전년대비 61% 증가한 390만톤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순차입금을 7조 1,000억원 줄임으로써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74.0%로 낮췄다.

특히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은 17.4%로 창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연결기준 차입금은  전년대비 2조 5,152억원 감소했다.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14년 이후 올해까지 구조조정 목표 149건중 지난해까지 126건을 완료해 현금 확보 및 차입금 축소  등으로 5조 8,000억원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다. 

[비즈트리뷴 권안나기자 kany872@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