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속좁은 중국의 보복행태....수수방관 언제까지
[기자수첩] 속좁은 중국의 보복행태....수수방관 언제까지
  • 승인 2017.01.0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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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른바 한류 드라마의 발목을 잡는 한한령((限韓令)에 이어, 한국행 전세기취항을 금지시켰다. 당장 여행과 호텔, 면제점업계가 직격탄을 면치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세기 취항 불허는 사실상, 사드배치에 대해 불만을 품은 중국 당국의 '경제적 보복조치'임에 분명하다. 이른바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중국의 보복성 액션들이라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소국'이나 쓰는 치졸한 대응이라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2월은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절이 끼어 있는 만큼 이번 조치고 국내 항공·여행사들은 '중국 특수'의 실종에 걱정이 앞선다. 

중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분야에서 삼성전자 등 한국대표기업 타도를 외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이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의 전기자동차 5개 모델에 대해 29일 보조금 대상에 올린 지 반나절만에 이를 전격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특히 수개월전부터 한한령을 통해 한국 연예인의 국내 공연을 제한하고,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 제작을 불허하는 등 암묵적인 한류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 진출을 앞둔 화장품, 식음료 기업들도 통관 거부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경제성장 정체의 새로운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한류, 관광 등 우리 서비스산업 분야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정부는 중국의 보복행보에 대해 이렇다할 해법을 내놓지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주중 대사관을 통해 항공국장의 명의로 서한을 보내는 등 다각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민항국은 우리 측의 전화나 문자, 이메일 등에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황교안 대행체제는 발등의 불로 떨어진 AI(조류인플루엔자)를 진화하느라 경황이 없다.

그렇다면, 탄핵정국속에서 정치권(국회)이 전면에 나서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제 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은 중국의 보복행태에 대해 전혀 입장 자체가 없다. 공식논평 하나도 보이지않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형성된 촛불정국을 최대한 누리며 차기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정치공학'적 접근에만 애를 쓰는 듯 싶다. 

사드배치 논란 초기까지만해도 중국으로 우루루 몰려가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사드배치와 관련, "국방부의 내년 5월 사드 배치 강행 방침은 재고돼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대통령과 그 대행에 불과한 황교안 총리가 무작정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 사드배치는 내년 상반기에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정부에게 넘겨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치력과 외교력만 발휘한다면, 한한령이나 전세기 금지조치 등의 사태는 어느정도 되돌릴 여지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교과서 등 이념적 논란이 걸린 이슈에만 적극적일뿐, 정작 먹고사는 문제가 걸린 경제이슈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어렵다. 탄핵정국으로 권력교체기인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제 1당이라면 여야정 협의체를 긴급 가동,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국정 공백을 메우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광화문 광장에 촛불들고 나가는 촛불인파가 여론의 모든 것인 양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경기침체가 악화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탄핵 정국의 피로를 느끼는 '샤이민심'도 적지않다. 촛불도 좋지만, 적폐청산도 좋지만, 생계가 끊기는 것보다 우선순위로 두는 민심이 많지않다. 한한령으로, 전세기 취항금지로 고통받는 영세기업들이 있다면, 의당 그들의 관심사도 주된 민심의 하나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육룡이나르샤'에 나왔던 이도(세종대왕)의 대사가 떠오른다.  그는 "정치란 (돈과 권력)을 잘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정치권에서도 세금과 예산을 나누는 일에 몰입하고, 최고의 덕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세금 나눠쓰는 일이니, 하책일 뿐이다. 

2017년의 대한민국 리더와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공정하게 파이를 나누는 일 못지않게, 새롭게 파이를 만들어내는 능력, 파이를 잘 지켜내는 능력도 요구된다.  이것이 상책이다. 지금은 한류드라마, 한류엔터테인먼트, 유커의 여행길을 복원시키는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비즈트리뷴 변재연기자 byun6270@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