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시장 각축전"
카드업계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시장 각축전"
  • 승인 2016.12.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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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CalvinAyre'

[비즈트리뷴]블록체인이 카드업계 핵심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개인인증시스템 등 여러 형태로 블록체인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핵심기술로서 공인된 제3자 없이도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의 합의로 거래 실현되고 매 10분마다 새로운 거래정보를 담은 블록(Block)이 시간 순으로 계속 연결됨에 따라 '블록체인'이라고 불린다.

카드업계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금융거래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급결제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카드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은 다양하다. 가장 활발한 부문은 앱카드 결제 시 거쳐야 하는 본인인증서비스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개인인증시스템에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적용, 소비자의 편의를 크게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카드 이용시 모바일로 30만원 이상을 결제하려면 공인인증서나 전화(ARS) 등을 통한 추가 인증이 필요했지만 블록체인을 통한 인증시스템을 도입하면 별도에 인증절차 없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공인인증서 재발급 등의 번거로운 절차도 필요없어짐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통한 카드사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 출처='롯데카드'
 

롯데카드 "블록체인 지문인증 서비스로 보안장벽 높여"

롯데카드는 지난달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신종 서비스를 선보이며 편리함과 보안성 극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카드는 블록체인 기반 지문인증 서비스를 롯데카드 앱에 도입해 이용자들이 별도의 로그인이나 공인인증서 인증 과정 없이 지문만으로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블록체인 기술 적용으로 보안성 강화에 주력한 롯데카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지문인증 서비스뿐 아니라 문서 위변조 방지 체계에도 도입해 전자회원 가입신청서 등에 적용했다.

롯데카드는 향후 채권관리 앱 등 고객정보보호가 필요한 업무에 도입해 보안 수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참여자가 정보를 분산 보유하고 참여자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거래가 성립돼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다.  이번 기술 적용으로 롯데카드는 소비자의 신뢰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제선 롯데카드 미래사업부문장은 "블록체인 기반의 지문인증 서비스를 향후 홍채인증 등 다양한 생체인증 서비스와 융합해 고객들이 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때 편리함과 안전함 모두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결제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확인 후 바로 결제가 되는 '바이오 인증 결제서비스'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바닥 정맥인증은 사전에 고객들의 정맥정보를 등록한 뒤 결제 시 혈관의 굵기와 모양 등을 비교해 동일인물인지 판별하는 기술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의 정맥 스캔만으로 신용카드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 결제 서비스는 롯데마트와 빅마켓에서 내년 상반기 시범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출처='Red chalk group'
 
 
KB국민카드 "공인인증서 필요없는 블록체인 간편인증시스템 선봬"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앱카드 ‘K모션’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개인인증시스템을 도입했다.

KB국민카드는 핀테크 업체 코인플러그와 손잡고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상용화한 개인인증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이번 간편인증시스템 시행으로 기존 아이디·비밀번호, 공인인증서를 통한 인증방식에 더해 블록체인을 통한 6자리 비밀번호 인증방식이 추가됐다. 

이전 사용자들는 모바일 앱카드에 로그인할 때나 신용카드를 등록할 때 혹은 30만원 이상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를 통해 추가 인증을 해야 했지만 간편인증 서비스가 선택 가능해짐에 따라 K모션 앱을 통한 쉽고 빠른 결제가 가능해졌다.

개인인증 시스템 도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앞으로는 결제 등의 금융서비스를 사용할 때 꼭 필요한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게된다.
금융고객들이 공인인증서를 발급 받고 매년 만기 때마다 이를 재발급 받는 불편함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금융시장의 적잖은 변화다.  

KB국민카드와 함께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전문 핀테크 기업으로 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다양한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오래된 플랫폼”이라며 “여러 나라들이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금융 플랫폼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내서 먼저 레퍼런스를 만들어 아태 지역 진출을 위한 주도권을 잡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국민카드가 블록체인 인증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여타 카드사들도 속속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에서 ‘국내 지급결제’와 ‘인증’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비씨카드 관계자도 “아직 구체화된 건 없지만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카드사들은 개인인증서비스를 넘어 카드발급 분야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확대한 다는 방침이다.


▲ 출처='CampuGain'
 
국내 금융권 "블록체인이 가진 한계 넘어야"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거래에 적용하는 국내 금융권의 상품 및 서비스 출시는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환경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드업계를 비롯한 금융권에 블록체인 연구개발 노력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예탁결제원, 신용정보원 등 공인된 제 3의 관리기관이 필요없는 시대도 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시중은행들이 모두 같은 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기록하기 때문에 따로 중간관리자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다만 블록체인이 금융시장에 완전히 적용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거래기록을 검증할 때 모든 장부를 대조해야 하는 만큼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이다.

또한 블록체인 원리는 모든 거래 기록을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용량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일단 블록체인망에서 집행된 거래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과 책임자가 없어 오류가 발생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문제점은 넘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의 현 단계는 국민들에게 알려진 만큼 획기적인 기술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국내 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의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향후 업계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한단계 진화된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IBM ㅣ 포춘
 

해외기업들의 블록체인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IBM은 지난해부터 12월 리눅스 재단과 함께 ‘하이퍼레저 프로젝트(Hyperledger Project)’를 추진하면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미국(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유럽(바클레이스 은행), 일본, 호주, 캐나다 등 45개 은행들은 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R3와 제휴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 컨소시엄인 ‘R3CEV’를 결성하며 블록체인 기술개발을 위한 협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금융업계에서 블록체인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면서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공동 플랫폼 구축을 발표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아직 블록체인 기반 앱개발 초기단계에 머물러있는 만큼 해외 기업들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블록체인 연구 개발의 시행착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