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나
바이오시밀러,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나
  •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
  • 승인 2016.12.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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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5조 시장전망
고도압축성장을 이끌었던 중후장대형의 주력산업이 한꺼번에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한 가운데 제약과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등 '바이오헬스' 산업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바이오헬스 산업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인구 고령화와 혁신기술 보급으로 인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5년 내에 세계 바이오헬스 산업 규모가 우리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자동차·화학제품 시장을 합친 것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 Biosimilars and Follow-On Biologics World Industry and Market Prospects 2015-2025
 
 
퀀텀점프기에 진입한 바이오시밀러

이처럼 바이오산업이 주력산업으로의 '퀀텀점프기'를 맞고 있다.
바이오산업중에서도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신약개발기술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한국기업들에 좋은 투자기회가 되고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에 나서는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로 허가 받은 제품은 셀트리온의 '램시마', '허쥬마', 한화케미칼의 '다빅트렐주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 '프리필드시린지', '렌플렉시스' 등 5개다.

식약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 생산액은 2015년 1조7209억원이다. 이는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9% 정도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체 바이오 의약품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3년 8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2019년에는 1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은 판매량이 많거나 특허가 만료될 예정인 블록버스터 바이오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2012년 7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램시마는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 척수염 등 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램시마는 지난 2013년 유럽 판매 허가를 시작으로 유럽, 일본, 남미 등 71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2월부터 유럽에서 처방이 본격화 되면서 현재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램시마 수출액도 4억3932만달러(약 4739억원)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의 절반 이상인 55.7%를 차지했다. 또 얼마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 개발사 '얀센'이 셀트리온을 상대로 2건의 특허 침해소송을 추가로 제기한 상황이라 올해 안에 미국 진출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경우 2014년 국내 허가를 받았고,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유럽 의약국청(EMA), 2017년 미국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류마티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브랜시스(SB4)'와 '프리필드시린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SB2)'의 국내 허가를 2015년 취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막대한 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세계 최단 기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했다. 브랜시스는 올해 1월 EMA로부터 '베네팔리'라는 상표명으로 유럽판매를 승인 받아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 5월 말에는 류마티즘관절염 치료제 '플릭사비'까지 승인을 받았다. 플릭사비는 렌플렉시스의 유럽 제품명으로 지난해 전세계에서 매출 9조원을 올린 얀센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밖에도 류머티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 등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 대장암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은 임상 1상 중이다.

한화케미컬도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다빅트렐주사'의 국내 허가를 2014년 취득했다. 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생산시설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규모도 키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까지 인천 송도에 연간 18만ℓ 규모의 3공장을 신설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제1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도 3251억원을 투자해 송도에 1공장을 5만ℓ 증설하고 12만ℓ 규모의 3공장을 신설하는 등 17만ℓ 생산규모의 공장을 증설한다. 2019년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규모가 연간 31만ℓ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적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업 독일의 베링거잉겔하임(연 30만ℓ ), 스위스 론자(연 28만ℓ )와 맞먹는 규모다. 이에 따라 송도의 총 생산용량은 연간 67만ℓ가 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단지로 등극할 예정이다.


▲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 바이오시밀러 성장 전망...2020년 550억달러(한화 64조5150억 원)

현재 전세계의약품시장규모는약1조달러이며 이중 바이오의약품은 약 2천억 달러로 20%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여 향후20년 이내 화학합성 의약품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할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에 대한전망은 조사기관과 발표 시점마다 차이가 있는데, 2014년 Frost&Sullivan에서는 2012년 9억 달러에서 연평균 60.4%로 성장하여 2019년 239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였다.
 2015년6월에는 CBRPharma Insights에서 2015년 2백억 달러에서 연평균22.4%로 성장하여 2020년 5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신제품출시에 따른 시장변화를 반영하는 시점과 미국 시장 성장에 대한 견해차에서 비롯된다.
 의약품 시장 규모 1위인 미국이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소극적이었지만 오바마케어 이후 2014년 52억37백만 달러 → 2020년 282억 달러 (연평균 40.3% 성장)로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성장 속도에 따라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더욱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있게 되었다.

또한,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바이오시밀러허가규정 및가이드라인이 확립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기간 단축이 가능하게 된 것도 시장 확대에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최근 5년간 약 19조 원,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2% 선에 정체되어있다. 바이오의약품시장은 2013년 2조원 규모로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의 비중은 전세계평균보다 낮은 약12%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3년 기준 8백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2019년까지 1천5백억 까지 성장할 전망이며, 정부의 적극적인 바이오육성정책과 주요기업들의 대규모생산시설 구축,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약가 산정 방식의변화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시장확대가가능할전망이다.
 
한편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전체 바이오시장에 대한 글로벌기업들의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예컨대, 다국적 제약사들도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프랑스 사노피는 3억유로(약 3800억원)를 투입해 생명공학 계열사 젠자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증설하기로 했고, 미국 화이자는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해 중국 항저우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설립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설비 투자를 서두르는 것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업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0년 2780억달러(약 309조2400억원) 규모를 넘어서 전체 의약품 시장의 27%를 차지할 전망이다. 앞으로 20년 안에 바이오의약품이 화합물의약품의 70%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세계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중 7개가 바이오의약품이다. 특히 최근 5년간 세계 의약품 산업 성장을 이끌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차례로 만료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은 같으면서 가격은 낮춘 '바이오복제약'이다.

▲ 바이오시밀러 ㅣ cnn
 
가파른 성장세의 바이오헬스 산업도 눈여겨봐야 할 듯

바이오의약품과 융합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서비스 등 생명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헬스 시장은 인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새로운 기술과 첨단 제품 개발 등으로 전체 산업성장률을 뛰어넘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은 현재 8조4780억달러(약 9450조원) 규모에서 2020년 13조7110억달러(약 1경53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화학·자동차 산업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최근 KDB산업은행이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조선·철강·일반기계·석유화학·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해운·철강 등 10개 국내 주요 산업 중 8개 분야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반해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지난해 32% 성장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의약품 생산규모는 3.4%, 의료기기 생산규모는 8.6% 늘었다. 아직 규모는 주력산업에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세는 거침이 없다.

아직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하다. 국내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330억달러(약 160조원)로, 세계 시장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분야별 시장 점유율은 의료서비스 1.3%, 제약 1.8%, 의료기기 1.4% 등 '1%대' 수준에 그친다.

특히 바이오헬스 산업은 늘 '미래먹거리'로 여겨졌지만, 현실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연구개발(R&D)에서 제품이 나오기까지 10∼15년이 걸릴 뿐 아니라, 임상시험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자를 해도 신약 개발 성공률은 10% 안팎에 그친다. 이 때문에 R&D에 소극적이던 국내 제약업계는 다국적 제약사가 만든 신약의 복제약을 만들어 팔며 버텨왔고, 의료기기 업계 역시 영세한 규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미약품이 8조원 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국내 제약산업 전체 규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 면에서도 놀라웠지만,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성과라는 점에서 전산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우리나라는 기술무역수지 비율이 0.57배인 '만성 기술 적자국'이다. 주로 선진국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산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미래를 건 R&D 투자로 개발한 원천기술 하나로 천문학적 액수의 수출 성과를 냈다.

한미약품에 이어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10년 이상 움츠렸던 바이오벤처들이 기지개를 켜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1996년 서울대 최초 학내 벤처로 설립된 바이로메드는 지난해 말 미국 바이오기업 블루버드바이오와 570억원 규모의 유전자 치료기술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어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 6월 미국 바이오벤처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에 개발 중인 표적 급성골수성백혈병 신약 후보물질을 3525억원에 기술 수출했다.

적자 상황에도 치열하게 R&D에 투자해온 기업들이 기술수출 성과를 올리자 바이오헬스 업계 전체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번졌다. 정부의 강력한 약가규제로 복제약 중심의 내수시장 영업에서 한계를 느낀 제약사들은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 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기술 확보와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간 오픈 이노베이션도 확산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을 이전받아 후속 R&D를 진행, 도입 비용의 90배에 달하는 약 1억2000만달러(약 1350억원)의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한국은 우수한 인재와 생명공학 인프라, 뛰어난 임상시험 능력, 최고 수준의 ICT 기반기술을 갖춘 바이오의약품 강국이고, 국내 바이오 분야 기술수준은 미국, EU, 일본에 이어 세계 4위권에 올라있다"며 "바이오의약품은 한국이 글로벌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SK바이오랜드
 
■ 마케팅, R&D 등에서 글로벌경쟁력 갖춰야

바이오시밀러시장은고령화에따른의료비지출증가와개발도상국의 의료 수요 증가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임박하고 있고, 유럽을 비롯하여 미국 시장 역시 고속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확대는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이 증가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제약사 역시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한국기업들을 추격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사들의 특허 침해소송이 이어져 시장출시가 지연되는 것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의사들의 안전성 우려 및 이에 따른 대체처방 금지 등은 허가 이후에도 시장침투가어려울 것임을 예고한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20~30% 가량의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해도 의약품 처방에 있어 보수적인 의사들을 설득하기에는 큰차이가 아닐 수있기 때문이다.

유럽, 미국과의 FTA외에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협정)까지 가입할 경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자료독점권을 인정해야 하는 점도 국내 바이오시밀러업계에는 큰 부담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성공 여부는 대량 양산 능력 확보,인허가기간 단축을 통한 시장 선출시, 바이오시밀러처방에 주저하는 의사들을 설득하는 마케팅력에 달렸다. 국내 제약 기업은 대량 생산 능력은 확보했으나 판매네트워크가 취약하다. 영업력 보완을 위한 글로벌 제약업체와의 마케팅협력이 세계시장점유율확대의 관건이다. 특허를 보유한 오리지널제약사들의 무역장벽역시 우리제약 기업들이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현재 약사법의 재심사제도에서 우회적으로 주어지고 있는 자료독점권을 법제화하는 것도 우리기업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부여를 위해 고려해 볼 문제이다.또한 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베터 및 바이오신약에 시장을 잠식당할위험성이 크기 때문에,바이오시밀러수출확대를토대로 바이오베터와 신약 개발에 대한 R&D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 출처=토탈바이오파머
 
초정밀의료 분야의 퍼스트무버가 되라

정밀의료는 산업적으로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밀의료가 실현되면 제약사들은 유전체 정보 등을 활용해 새로운 난치병 치료제 등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정밀의료에 필요한 인간 유전자 분석 기술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BT, ICT 산업도 함께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정밀의료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147조원에 달할 전망이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정밀의료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미 정부는 정밀의료 프로젝트에 올해 2억1500만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국립보건원(NIH) 주도의 '정밀의료계획 추진위원회'를 가동했다. 앞으로 NIH는 100만 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모아 연구와 임상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정밀의료 코호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에 이어 중국 정부도 올해 3월 '정밀의학 5개년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앞으로 15년 동안 정밀의학에 600억위안(약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유전체를 분석하고 임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수백 개 프로젝트로 구성되며, 프로젝트마다 수천만에서 1억위안에 달하는 연구비를 지원할 전망이다. 중국의학원·칭화대·푸단대는 정밀의학센터를 설립, 관련 데이터를 취합해 유전체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 쓰촨대 서중국병원은 자체적으로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정밀의학 구상과 맞먹는 100만명의 유전체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얼마전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정밀의료 기술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국가전략 프로젝트는 9대 기술 분야에 민간과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정밀의료 분야에선 국민 10만명의 정밀의료 코호트를 구축하고, 이를 기업체와 병원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자원 연계 활용 플랫폼'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병원에서 정밀의료 서비스를 구현하는 차세대 병원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폐암·위함·대장암 등 한국인 3대 암 환자 1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항암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한다.

2000년 '인간 게놈 지도'가 공개된 이후로 생명 현상의 원리를 규명하고 활용하는 바이오 기술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요소로 주목받아왔다. 바이오 기술은 인구 고령화와 식량 부족, 환경오염, 에너지 고갈 등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자 경제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330조원 규모였던 바이오 산업 시장은 2020년 635조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2030년 '바이오 경제시대' 돌입을 대비해 세계 각국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첨단 바이오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뇌연구' 분야가 대표적이다.

 미 정부는 2013년 뇌지도 구축 프로젝트인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2020년까지 3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듬해 유럽은 10년간 10억 유로를 투입해 뇌 신경망 연구와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는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같은 해 일본도 21세기를 '뇌 연구의 세기'로 선언하고 이화학연구소에 뇌과학종합연구소를 설립, 10년간 1000억엔을 투입해 뇌 연구를 수행키로 했다.
 
우리 정부도 올해 '뇌과학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2023년까지 34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특화 뇌지도 등 핵심 뇌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 의약품 분야와 사람의 인체 장기와 조직 등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재생의료', 원격의료, 모바일 헬스케어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등에 대한 투자와 제도 개선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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