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누가 경영권 갖든 한진해운은 살려야"
조양호 회장 "누가 경영권 갖든 한진해운은 살려야"
  • 승인 2016.10.0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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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회장 ㅣ JTBC 방송화면 캡처
 
[비즈트리뷴] 한진해운이 회생보다는 청산쪽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4일  "누가 경영권을 갖든 한진해운은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의 물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한진해운이 사업을 계속 영위해야 한다는 것은 수익성이 악화되도 끌고 가야한다는 의미로, 국영화하는 것과 같다"며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이 지속될 경우를 가정, 채권단 지원의 실효성 여부를 질의했다.

조 회장은 이에대해 "조선·해운산업은 기간산업이고, 전문 경영인이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와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은 외국선사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것에 비해 한진해운은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그는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해 2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외국선사들이 수십조원의 지원을 받고 물량공세와 저가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사기업으로서 경영에 한계를 느꼈다. 물류대란은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물류대란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던 것”이라며 “출혈경쟁에 한계를 느끼고 상황을 설명했지만 제가 부족해 설득에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한국 수출물량의 90% 이상이 해운에 있는 만큼 꼭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해운시장의 치킨게임이 결과적으로 한진해운의 경영실패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수 당시 한진해운이 처한 난항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감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인수 뒤 2조원을 지원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인수할 때 대한항공이 보유한 에쓰오일 주식을 팔아 자금을 투입했다”며 “현대상선은 자회사를 갖고 있지만 한진해운은 자회사가 없었기에 한진그룹이 알짜 자산인 에쓰오일을 매각해 돈을 넣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은 글로벌 대형선사들의 치킨게임에서 졌다. 한진해운의 공백을 틈타 대형선사들이 고가로 들어올 경우 한국 해운업에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회장은 “이른 시일 안에 한진해운을 회생시키면 무너진 영업망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을 누가 하든 관계없이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물류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사견"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 sincerebiztribune@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