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공채신화' 신 헌 사장의 추락
롯데 '공채신화' 신 헌 사장의 추락
  • 승인 2014.04.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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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의 행로...성공과 추락을 동시에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에 연루돼 검찰로부터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신헌 롯데쇼핑(백화점사업부문)사장(60)이 지난 17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신사장의 사의표명은 미국 골프행사 참석차 하이와로 떠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확정됐다. 신 헌 사장은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아왔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롯데홈쇼핑 행로...그의 성공과 몰락
롯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 최고자리에 오른 신 헌사장. 유통가 샐러리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비리CEO'로 추락했다. 롯데그룹도 사표를 수리하고, 이미지 타격 등을 최소화하는 수순으로 들어갔다.
 
신 헌사장의 성공과 몰락은 롯데홈쇼핑 시절의 삶과 직결되어있다. 롯데쇼핑 사장으로 발탁된 것도, 비리CEO로 추락한 것도 롯데홈쇼핑 사장 당시의 일 때문이다. 신 헌 사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롯데홈쇼핑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했다. 경영성적은 눈부셨다. 2007년 롯데홈쇼핑의 실적은 매출 2421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이었다.  신헌 사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롯데홈쇼핑은 급성장했고, 2011년에는 매출 6360억원, 영업이익 1008억원을 냈다.매출은 2.6배, 영업익은 2.1배로 좋아졌다. 이익잉여금은 1122억원에서 3134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도 76.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외형성장, 수익성, 재무구조 등 한마디로 '완벽한 경영'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그런 그를 눈여겨봤고, 롯데쇼핑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발탁했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사장단 인사였다. 당시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소진세 코리아세븐 총괄 사장 등이 롯데쇼핑 차기 CEO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그 만큼 신헌 사장의 발탁인사는 의외였고, 신동빈 회장의 신임이 각별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1979년 롯데쇼핑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가 33년만에 그룹에서 가장 빛이 나는 자리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뒷돈에 밟힌 그의 ' 찬란한 인생'
 
홈쇼핑 경영 성적표로 사장에 오른 그가 홈쇼핑시절의 '뒷돈'으로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가 지난해 받은 연봉은 8억900만원. 3억원가량의 '깨끗하지못한 돈'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그의 '찬란한 인생'은 물거품이 되고말았다.
 
롯데홈쇼핑 납품업체 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은 지난 16일 신 사장에 대해 2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사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하던 중 롯데 임직원으로부터 횡령된 회삿돈을 상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은 2010년 사옥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계상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사 돈 2억여 원을 횡령(업무상 횡령)하고, 부하 직원들이 방송 출연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챙긴 뒷돈을 상납받거나 친분 있는 납품업체로부터 직접 받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신 사장을 소환해 20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신사장은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구속여부도 이날 결정될 전망이다.
 
롯데홈쇼핑 당시의 '상납''뒷돈'이 그의 발목을 잡은 꼴이다. 그간 그룹이 받은 이미지 타격 등을 감안할때 신 사장의 경영복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은 이날 신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CEO는 이렇게 추락하고 말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수사가 사실이라면) 그는 뒷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탄탄대로의 인생에서 낙오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 이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