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의원, "헨켈 독일본사, 가습기살균제 사태 보고받고도 방관"
하태경의원, "헨켈 독일본사, 가습기살균제 사태 보고받고도 방관"
  • 승인 2016.08.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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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의원
 
[비즈트리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하태경 의원(부산해운대구甲)은 12일“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헨켈홈케어코리아'(이하 헨켈)의 독일 본사가 국내의 피해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방관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의원은 "헨켈은 가습기살균제 제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것에 대비, 지난 5월께 CEO 주재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이 회의 결과는 헨켈 독일 본사에도 보고됐다"고 말했다.

헨켈 독일 본사의 연매출 규모는 약 181억유로(약 24조원)로, 전 세계 125개국에 진출하여 록타이트(접착제), 퍼실(주방세제) 등을 만드는 세계 최대의 생활화학제품 기업이다.

하 의원에 따르면, 이 사실은 헨켈이 의원실에 제출한 가습기살균제 제품 기획서(Launch Gate Proposal for Project Whipper II Humidifier Cleaner, Jul. 23, 2007) 문서 파일의 디지털 정보가 2016년 5월 26일로 기록된 경위를 따져묻는 과정에서 헨켈 아시아지역준법담당 전무이사가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헨켈이 밝힌 대책회의에는 헨켈코리아 대표이사, 헨켈홈케어코리아 대표이사, 아시아지역준법담당 전무이사, R&D담당 전무 등이 참석했다.

헨켈이 제출한 서면자료에 따르면 대책회의는 ▲제품 성분이 CMIT/MIT라는 사실 ▲정부와 시민단체가 조사한 제조업체 명단에 헨켈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 ▲약 21,000개의 제품을 생산한 사실 ▲본 제품과 관련해 폐질환에 대해 어떠한 문제제기도 없었다는 내용을 확인한 후 이를 보고서로 작성, 독일 본사에 보냈다.

하 의원은 "이 회의에서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계획이라든지,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찾아내기 위한 방안 같은 것은 결정된 바 없다. 이는 독일 본사에 대책회의 결과를 보고한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제품 제조 사실의 은폐를 결정한 것이며, 독일 본사도 이에 동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대책회의 보고서 원문 ㅣ 하태경 의원실
 
▲ 독일본사에 보낸 대책회의 보고서 원문 ㅣ 하태경의원실
 
그는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제품이 계속 시중에 남아있었다는 것"이라며 "헨켈 측은 이 제품이 2009년에 단종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까지 유통업체들로부터 반품을 받아왔다. 동일한 성분의 다른 제품 제조사들은 2011년 정부의 권고에 따라 출시를 중단하고 남아있는 제품들을 수거하였으나, 헨켈의 제품들은 정부의 스크린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중에 남아있었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사고 국정조사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 기업들의 비겁하고 무책임한 태도들을 직접 확인했다”며 “세계 최대의 생활화학제품 회사인 헨켈 본사마저도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제조 사실을 은폐하며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하 의원은 “오늘 옥시레킷벤키저의 2차 현장조사에 참여하며, 오는 22일에는 옥시 본사(레킷벤키저)를 조사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한다”며“이미 검찰 조사를 통해 옥시의 실험결과 조작 및 본사의 광범한 개입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남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몰염치한 행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 최이정기자 lijeong9009@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