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와 온라인자산관리②]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현황과 전망
[로보어드바이저와 온라인자산관리②]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현황과 전망
  • 승인 2016.06.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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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가드그룹 ㅣ 인베스트먼트뉴스
 
[비즈트리뷴] 현재 미국에서는 200개 이상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영업을 하고 있다.

1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상위 15개 업체의 관리자산(AUM, Asset Under Management)은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가 2017년 5천억달러, 2020년 2조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향후 10년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은 5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규모의 경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아직 전체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AT커니의 전망대로 2020년 2조달러까지 성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비중은 5.6%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생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들은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최근 일부 로보어드바이저들은 미국 퇴직연금(401(k)) 시장 진출을 통해 규모의 경제 확보를 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계좌 통합이 필수적으로 판단된다. 한 플랫폼 안에서 계좌 통합이 가능해지면 투자 자산 뿐만 아니라 대출 및 지출(카드)까지 통합 관리되면서 실질적인 빅데이터의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활용시 지금의 단순한 고객 프로파일링이 아닌 종합적이고 세분화 된 자산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가 현재의 시스템 포트폴리오 자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인공지능(AI)형 로보어드바이저로 발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워렌 버핏 류의 투자 학습을 진행중인 인공지능 Google Deepmind나 IBM Watson이 학습에 성공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로보어드바이저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설계사 결합한 하이브리드형이 대세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뉠 수 있다. 먼저 Wealthfront, Betterment 등 최근 수년내에 새롭게 출범한 신생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있다.

 그리고 기존 금융회사(운용사 및 자산관리회사)가 신생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인수하거나 자신들만의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구축하는 경우가 있다.

Vanguard와 Charles Schwab은 자체 플랫폼 개발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진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반면 신생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BlackRock, Northwestern Mutual 등이 있다. Fidelity는 한때 Betterment와 파트너쉽을 맺었으나 작년말 자체 플랫폼 개발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처럼 기존 금융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거나 인수하는 경우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고객 자산을 자문/운용하기 보다는 기존 설계사(PB)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신생 전문업체를 압도하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이에 일부 신생 업체들도 대면 상담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제공하거나 기존 금융회사들과 제휴를 맺는 하이브리드(로보+설계사)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신생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로는 Betterment, Wealthfront, PersonalCapital, MarketRiders 등을 들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지 자문만 수행하는지 여부에 따라 운용형/자문형/하이브리드형으로 나뉜다.

Betterment와 Wealthfront는 미국 운용형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선두주자이며, MarketRiders는 자문형, PersonalCapital은 하이브리드형의 대표주자이다.

▶Vanguard (Personal Advisor Service)

Vanguard는 2013년 상반기부터 대중부유층(mass affluent)을 타겟으로 한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 Personal Advisor Service를 런칭했다. 2015년 5월에는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Personal Advisor Service에 추가했다. 현재 관리자산은 310억달러에 이른다.

개인이 온라인으로 직접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들과 달리 Vanguard의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은 설계사들을 위한 것이다. 설계사들이 Personal Advisor Service를 활용해 고객에게 종합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Personal Capital과 가장 유사한 하이브리드(로보+설계사)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이 5만달러로 상당히 높은 것에 비해 보수는 연간 0.3%로 다른 로보어드바이저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Charles Schwab, Fidelity 등과 마찬가지로 자사 펀드(ETF, 인덱스/액티브 펀드 등)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 찰스스왑 ㅣ 비즈저널
 
▶Charles Schwab (Schwab Intelligent Portfolio)

Charles Schwab은 E*Trade, TD Ameritrade와 더불어 미국의 3대 할인중개업자(discount broker)이다. 1992년 펀드 슈퍼마켓 OneSource 런칭 이후 펀드 판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최대 펀드 슈퍼마켓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더 나아가 자체 운용 펀드를 런칭하고 포트폴리오 자문 서비스 등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운용 자회사인 Charles Schwab Investment Management를 통해 자체적으로 펀드, MMF, ETF 등을 운용하였으며 2010년에는 Windward라는 ETF 특화 운용사를 인수하였다.

동사는 할인중개업자 답게 HNW(High Net Worth, 거액자산) 고객보다는 Mass affluent & Middle 고객(대중부유층, 금융자산 10만달러~200만달러)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로보어드바이저들과 타겟 고객이 중복되는 것이다. 이에 Charles Schwab은 2015년 3월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인 Schwab Intelligent Portfolio를 런칭했다.

Schwab Intelligent Portfolio의 가장 큰 특징은 따로 보수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ETF 운용보수(0.04~0.48%)만 별개로 내면 되는데 자사 상품(ETF)을 편입하고 있다. 최소 관리 자산도 $5,000에 불과해 신생 로보어드바이저 대비 진입 장벽도 높지 않다.

Charles Schwab의 파격적인 무보수 운용 선전은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출혈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기존의 광범위한 고객 기반과 무보수 자문 서비스, 대형 금융회사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런칭 6주만에 15억달러를 확보했다. 현재 관리자산은 53억달러에 달한다.

[비즈트리뷴 김지원기자 lovelypooh@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