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취임 6개월 정영채 NH투자 사장, 진정한 'IB계 마스터'
[핫트리뷴] 취임 6개월 정영채 NH투자 사장, 진정한 'IB계 마스터'
  • 김한주
  • 승인 2018.09.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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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한주 기자] 'IB계 마스터(Master)'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인 영업이익 3415억원(전년 동기 대비 27.9% 상승), 당기순이익 2450억원(전년 동기 대비 25.4% 상승)을 기록하며 '정영채'의 위력을 보여줬다.

 

지난 2005년부터 13년간 IB사업부 담당 임원을 역임하며 국내 IB업계를 간파하고 있는 정 사장은 IB(투자은행) 뿐만 아니라 WM(자산관리), 자산운용 등에서도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

 

그는 "더 이상 리그테이블과 같은 표면적 실적에 집착하기 보다 자본시장의 니즈를 충족할 다양할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해온 바 있다.

 

이때문에 특정 분야에서의 1등을 고집하지 않고 발행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인수합병(M&A), 부동산금융, 사모주식(PE) 등 IB와 관련된 전 분야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들자는 전략을 구사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다양한 통합 서비스를 이끌며 '양'보다 '질'을 강조하는 그의 IB 사업 전략은 NH투자증권이 글로벌 IB로 나아가는데 있어 주춧돌로서 역할하고 있다.
 


◆ 리더로서 최고의 덕목, ‘책임질 줄 아는 자세'

 

과거 우리투자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바뀌는 인수 합병 과정에서도, 정영채의 IB 조직은 흔들리지 않았다.


정영채 사장이 IB사업부 대표로 재임하고 있던 시절 해외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블록딜, CP(기업인수) 등으로 인한 위험 발생의 위기가 수차례 있었다.

 

정 사장은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직접 수습에 나서는 것을 서슴지 않았으며, 손실로 인해 IB사업부 전체가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됐을 때도 본인의 몫은 포기하고 직원들에게 기본 성과급이 주어지도록 회사와 담판을 짓기도 했다. 

  

정 사장은 2005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본부장 당시, 업계 7~8위에 그쳤던 IB부문을 수년 만에 1위로 끌어 올렸다.

 

그는 CEO와 임직원, 일반 직원들을 상하관계가 아닌 사업 파트너로서 생각하고, 직급과 상관없는 수평관계를 지향했다. 

 

서로의 역량을 레버리지하며 시너지를 내는 조직력과 탄탄한 시스템·인프라는 그의 리더십을 뒷받침 했다. 

 

◆ 차별화된 IB, '한 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과거 '증권사'라고 하면 주식을 상담하고 매매하는 브로커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기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니즈는 매우 복잡해졌다.

 

국내 증권업의 수익구조가 브로커리지 수익중심에서 IB, 트레이딩 등 자본활용 수익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고, 수익구조 뿐만 아니라 상품운용과 판매에서도 자본 활용 비즈니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영채 사장은 "금융투자회사는 단순한 중개자가 아닌 적극적인 어드바이저"라며 "지금 수수료를 얼마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속된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직원들에게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NH투자증권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타 증권사들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재무적 솔루션을 통합적으로 제시해 고객의 니즈(needs)를 최대한 충족시켜주는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 사장은 1996년 중국현지법인과 상해사무소를 설립했고, 홍콩현지법인을 아시아 중심 거점으로 격상시키면서 기존 브로커리지 비즈니스에서 IB 비즈니스 사업으로 확대해 아시아(Asia) IB 시장 확대 진출의 길을 모색했다.


그는 저성장 저금리가 새롭게 보편화된 상황에서 금융투자업이 혁신성장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해 실물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노후를 대비한 장기자산의 수익률을 높여줄 해외상품과 대체투자상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NH투자증권,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향해

 

골드만삭스는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불리는 전통 IB 강자다. 골드만삭스의 올해 2·4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0% 급증한 25억7000만달러(약 2조8000억원),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94억달러(약 10조원)다.

 

인수합병(M&A) 자문과 기업공개(IPO) 등 IB 부문의 매출은 같은 기간 18% 증가한 20억5000만달러에 달하고 자기자산운용 및 관리 부문의 수익도 20% 늘어나 특화된 경쟁력으로 명실상부 '세계 최고 투자은행'의 위력을 보여줬다.


금융위는 지난 2016년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며 초대형IB 육성 방안을 마련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같은 환경 속에서 NH투자증권은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나아가는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추며 지난해 11월 초대형 IB로 지정됐으며, 올해 5월 초대형 IB 중 두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다. 올해 8월 기준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7월부터는 다양한 발행어음 판매로 안정적인 단기자금을 시장에 공급하기도 했다.

 

또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IB, 운용, 리서치 부문에서 연봉계약직 채용을 도입했다. 연봉계약직은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하는 보편적인 채용방식으로, 연봉계약직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은 지원한 직무에 따라 희망한 부서에 배치되며 정규직 직원과 차별화된 보상체계를 적용 받는다. 자유롭게 이동하며 본인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IB사업부를 IB1, IB2 두 부문으로 나눴다. 그 아래 회사채와 유상증자 발행 및 기업지배구조자문 등 컨설팅 업무를 하는 인더스트리(Industry)1·2 본부, 인프라금융 업무의 투자금융본부, IPO(기업공개) 업무 담당 ECM(주식자본시장)본부, 구조화·유동화 업무의 구조화금융본부, 부동산 PF 및 해외부동산 업무의 부동산금융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 등 7개의 본부를 뒀다. 보다 치밀하고 전문적인 사업 관리가 가능해 동종 업계 내에서도 두드러지는 결과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다음해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정 사장도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한국의 골드만삭스, 1등 IB를 넘어 글로벌 IB로 성장하는 '정영채의  NH투자증권'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음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프로필이다.

 

▲1964년생(55세) ▲1986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전 대우증권 입사 ▲1997년 전 대우증권 자금부장 ▲2000년 전 대우증권 IB부장·인수부장 ▲2003년 전 대우증권 기획본부장 ▲2005년 3월 전 대우증권 IB담당 상무 ▲2005년 8월 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부장·상무 ▲2008년 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상무 ▲2009년 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전무 ▲2014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 ▲2018년 3월~ 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