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조언, "트렌드를 좇지마라"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조언, "트렌드를 좇지마라"
  • 승인 2015.02.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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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이 24일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Zero to One)이 돼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트렌드를 좇지마라"고 말해 눈길을 끈다. 그의 의미심장한 발언을 들어보자.

"우리 사회에서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은 패자라고 생각하지, 경쟁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는 영화배우 지망자가 매년 2만명이 몰린다.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모를까? 여기서 살아남는다는 건 미친 짓이라는 걸 왜 모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히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데 대해 안심하고 오히려 유망한 분야인 것으로 착각한다.


 

경쟁 속에 빠지지 않으려면 트렌드를 따라가지 마라. 트렌드라고 언급되는 분야에 휩쓸려선 안 된다. 유행을 따라가면 독점할 수 없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복제해 경쟁할 필요가 없다"

트렌드를 따라가다보면, 경쟁을 피할 수 없고 독점을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누구도 모방하지 않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점기업'을 해야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너무 방대한 시장을 목표로 삼는것도 시장을 독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너무 큰 시장을 추구하다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시장 규모가 큰 태양열 에너지 사업을 예로들면 중국 제조업체, 풍력 업체 등 경쟁자가 도처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하버드 대학생'이란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현재 전세계 13억명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SNS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틸이 강조하는 독점은 '창조적 독점'을 말한다.

창조적 독점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은 지속 가능한 독점 이윤을 얻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독점회사'는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회사를 가리킨다. 이제 늘 하던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저서 '제로투원'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된다. 창조라는 행위는 단 한 번뿐이며, 창조의 순간도 단 한 번뿐이다. 그 한번의 창조로 세상에는 낯설고 신선한 무언가가 처음으로 생겨난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각자의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 실패한 기업들은 똑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틸은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된다”고 강조한다. 무(제로)에서 유(원)가 창조되는 것이다. 그런 분야에서는 경쟁자가 들어오지 못한다. 퍼스트 무버인 기업이 라스트 무버가 된다. 독점기업이 된다는 얘기다. 반면 사람들이 이미 벌인 일을 다시 하는 당신은 n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기 마련이어서 n이 각자 손에 쥐는 몫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만류한다.

물론 기존 분야에서도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일이 가능하다며 구글을 예로 든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어느 검색 알고리즘보다 훌륭한 결과를 내놓는다면서 기존 회사보다 기술력이 이를테면 ‘10배’ 뛰어나다면 새로운 독점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영역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틸은 비법은 없다고 인정한다.

그는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회사를 만드는 방법은 아무리 알려주고 싶어도 알려줄 수 없다. 그런 방법에 대한 공식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런 공식이 있었다면 혁신은 일상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혁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틸은 그러면서 실마리를 제시한다.

“내가 발견한 가장 강력한 패턴은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이) 예기치 못한 곳에서 가치를 찾아낸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비밀이 무엇인가? 남들이 아직 동의하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진실(가능한 변화)은 무엇인가? 정말 가치있는 기업인데 남들이 아직 세우지 않은 회사는 무엇인가?"

틸은 “너무나 간단해 보이는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통찰력만으로도 중요하고 가치있는 기업을 세울 수 있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은 숨겨진 비밀을 토대로 만들어진다”고 적고있다.

피터 틸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창업가 그룹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글로벌 전자결제시스템의 원조 격인 페이팔을 창업한 후 2002년 이베이에 매각했다. 이후 빅데이터회사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를 세웠다. 

[비즈트리뷴=변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