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내이사 포기... 경제개혁연대 "작년 보수도 반납해야"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내이사 포기... 경제개혁연대 "작년 보수도 반납해야"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4.03.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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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을 포기했다. 

25일 한국타이어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2건을 삭제한다고 공시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재선임 안건 철회에 대해 "일신상의 사유로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를 사임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2017년 12월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구속기소됐으나 지난해 11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및 이와 관련한 130억원의 배임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와 법인차량, 법인카드 사적 사용, 계열사 자금 사적 대여 등 개인비위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조 회장이 이사직을 내려놓는 것에서 나아가 작년에 받은 임원 보수 전체를 회사에 반납할 것을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6일 논평을 통해 "회사와 관련된 사건으로 형사재판 중인 조현범 회장의 경우 임기 만료되는 이사직을 내려놓은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며, 회사와 주주에게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미등기 포함 모든 이사직 사임과 작년에 받은 보수 전체를 회사에 돌려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조현범 회장의 미등기 포함 모든 이사직 사임도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한국타이어가 주주총회를 사흘 앞두고 조현범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철회한 것은 다행이지만, 충분한 조처로 보기 어렵다"며 "경제개혁연대는 조현범 회장이 단지 등기이사직만 내려놓고 미등기임원으로 전환하려는 꼼수를 써서는 안 되며, 아직 임기만료가 되지 않은 한국앤컴퍼니와 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의 이사직도 함께 내려놓아야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조 회장이 이사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령한 보수를 모두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조현범 회장은 2023년 한국타이어에서 총 31억4200만원을 보수로 받았으며 한국앤컴퍼니에서는 47억700만원을 받았다"며 "이사회 출석은 각각 한 번에 그쳐 11.1%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어 등에서 총수일가의 보수가 특별히 높은 이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확인하기 어렵고, 임직원의 보수체계를 설계 및 운영하고 그 적정성을 평가하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독립성이 결여된 이사회 또는 그 이사회가 권한을 위임한 대표이사가 조현범 회장의 보수를 결정한 점, 같은 회사 전문경영인과 비교할 때 과도하게 (중복)보수가 책정된 점,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하지 못했음에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전기 보다 오히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점 등으로 볼 때, 조현범 회장의 경우 부당한 보수 수령으로 볼 여지가 매우 크며, 이를 결정한 이사들은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현범 회장은 타당한 근거 없이 지급받은 2023년분 보수를 스스로 회사에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며, 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 등 이사들은 작년에 조현범 회장에게 지급된 보수에 대해 환수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