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증권] 미래에셋증권, 초격차 전략 강화...실적 개선은 숙제
[2024 증권] 미래에셋증권, 초격차 전략 강화...실적 개선은 숙제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4.03.06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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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이사 ㅣ 미래에셋증권
(왼쪽부터)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이사 ㅣ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말 김미섭·허선호 각자대표를 선임하면서 2기 전문경영인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두 대표는 글로벌, 기업금융(IB), 자산관리(WM), 인사, 기획 등 금융투자업 전반의 경험을 두루 거친 경영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취임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성장 파이프라인 강화, 손익 안정성 제고, 고객가치 최우선 등을 경영전략으로 내건 두 대표는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 WM·연금 비즈니스 강화, 자사주 매입 등을 추진하며 '초격차' 유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부동산 투자 손실에 따른 실적 저하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증권사 중 하나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8% 감소한 바 있다.

■ 규모와 내실 모두 초격차 목표

김미섭·허선호 각자대표는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리미티드(Sharekhan Limited)를 약 48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5년 만에 국내 최초로 현지 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공고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두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는 성장 지역과 분야에 자원을 계속 배분해 해외법인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쉐어칸 인수를 기점으로 우리는 글로벌 WM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향후 20년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인도 시장을 성장 중심축으로 삼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시장과 홍콩, 뉴욕 등 선진국 시장의 지역별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올 초 신년사를 통해서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정비로 손익 안정성 제고 △성장 파이프라인 강화 △고객, 주주, 임직원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통해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 실천 등을 전략 방향으로 제시했다.

두 대표는 "고객 운용자산(AUM)과 흐름, 수수료 기반의 WM,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연금 비즈니스를 보다 강화하고 투자자산 익스포저는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 손익 안정성을 높여 나가자"고 주문했다.

모든 사업 부문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반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창출해 나가자"며 "WM은 AI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투자 니즈를 적시에 해소하고, 모든 고객이 희망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 AI 트레이딩도 중장기적 과제로 삼아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지난달 향후 3년간(2024~2026년) 적용될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 최초로 자사주 소각 물량을 명시했는데, 실적에 관계없는 주주환원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소각 물량은 매입 후 소각 또는 장내 취득한 기 보유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서 취득한 보통주 1000만주(822억원) 소각 및 약 898억원 규모 배당금 지급도 결정했다. 이는 총 합계 약 1720억원 수준으로 주주환원 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연결기준 지배주주 기준) 대비 약 52.6%다.

■ 실적 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

ㅣ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980억3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9532억6700만원으로 9.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110억4000만원으로 38.8%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글로벌 대체투자자산 손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NH·하나·메리츠·신한·대신증권이다. 이들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1%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미래에셋·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의 2023년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규모가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해 대규모 손실 인식을 단행한 것이 실적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한 번도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임차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발생 여부와 금융지주회사의 재무적 지원 규모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종합해 필요시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