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논란...도쿄 시민의 시각은?
[日 도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논란...도쿄 시민의 시각은?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3.06.0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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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늘어선 처리수 보관 탱크ㅣ 데일리 신초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제1원전) 오염수(처리수) 방류가 임박하자 일본 내부에서도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의 총괄 조사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IAEA 조사단은 지난달 29일부터 5일간 진행된 방류 전 마지막 검증에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등과 조사 내용을 공유했다. 조사단에는 미국과 한국, 중국, 영국 등 각국 전문가 11명이 포함됐다.

IAEA 조사단은 지난해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 안전성과 규제 검증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여러 번 보고서를 발표해왔으며, 이번에 공개 예정인 보고서는 방류 전 최종 보고서다. 오염수 샘플에서 방사성 핵종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방법 역시 IAEA 조사단으로부터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쿄전력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 육지와 바다 양쪽에서 해저터널 안으로 바닷물을 넣는 작업이 시작됐다. 터널 크기를 고려했을 때 바닷물을 채우는 데 20시간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1km의 해저터널을 통해 오염수가 방출된다. 해저터널 공사는 6월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한국 정부 후쿠시마 시찰단은 도쿄전력으로부터 오염수 다핵종제거설비(ALPS) 입출구 농도 관련된 미가공데이터 등을 요구했고, 확보한 것으로 일본 현지에서 알려졌다.

방류 시기는 올 여름이며, ALPS 오염수는 트리튬 이외의 방사성 물질을 안전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정화한 물을 의미한다. 트리튬에 대해서도 안전기준 충족을 위해 처분하기 전에 바닷물로 대폭 희석시킨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이와관련, "꼼꼼히 확인해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 현재 엄격히 검증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부정적인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 현지의 시민들은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도쿄의 한 시민은 "제발 외신이 대대적으로 보도해서 일본 정부에 항의해달라"며 "NHK 등이 전력을 다해 홍보하고 있는데, 아소 다로 자유민주당 부총재가 이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했으니 한 번 마셔봐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도쿄의 한 시민은 "도쿄전력과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국민의 이해가 동반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지금은 '해양 방출 결정 후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며 "이는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후쿠시마현 내 다수의 자치체가 해양 방출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고 있음에도 강행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 정책 결정 방식에 민주주의가 결여돼 있다"며 공청회를 요청했다. 이어 "이미 큰 돈을 투자해 오염수를 막기 위한 활동을 해왔는데, 당초 콘크리트 공법 등으로 벽을 만들어 오염수를 줄이자는 의견을 무시한 채 고집을 부리더니 실패하니, 이제 와서야 해양 방출을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ALPS 조작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처리수의 정의와 측정결과를 공개적으로 알고 싶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익명을 요구한 도쿄 현지 관계자는 "10년이 넘도록 오염처리수가 계속 늘어나 결국 바다에 버리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도쿄전력은 괜찮다고 하고, 뉴스에서도 사소한 일처럼 취급을 한다"며 "아직도 제 1원전 항만 내에서 잡히는 물고기들은 방사능 세슘이 정상치보다 수십배에서 수백배 높게 검출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오염수'라는 단어를 '처리수'로 바꿔 태평양에 흘려보내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일본 도쿄=양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