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이 정도면 됐다"
[분석]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이 정도면 됐다"
  • 류지수 기자
  • 승인 2023.01.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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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은총재 ㅣ 한국은행

 

한은 금통위는 1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3.25%에서 연3.50%으로 인상했다. 기준금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사상 최초 7회 연속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1.00%p로 좁히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와 여전히 5%대를 웃도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7회 연속 금리인상...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3월 16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 낮추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한 바 있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5월 28일 0.5% 추가 인하를 감행했다. 

금통위는 이후 기준금리를 9차례 동결했고, 경기회복세에 진입하자 15개월만인 지난 2021년 8월 26일부터 0.25%씩 올렸다. 같은해 11월, 올해 1.4.5.7.8.10월 그리고 이날까지 약 1년 3개월동안 기준금리를 0.25%씩 7차례, 0.5%씩 2차례로 총 2.75%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한 원인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에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p씩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총 4차례 밟아댔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p까지 벌어졌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융시장 내 외국인의 투자자본이 미국으로 유출돼 원화가치가 하락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역시 미국과의 금리 차를 좁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막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인상이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채권시장의 불안 등 경제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경기둔화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향후 금리는? 2월 FOMC 정례회의가 관건

금통위는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두고 금통위원끼리 3.50%와 3.75로 견해가 엇갈렸다. 이날 금통위 위원 3명은 최종금리 수준을 3.50%로 유지하며 3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영향을 지켜보자는 의견이었고, 다른 3명은 향후 3.75%까지 올리는 것을 배제하지 말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미국이 오는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개최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을 것인지도 관건이다. 

미국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대까지 올라갔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대로 둔화 추세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주거-교통-의료비 등 서비스 물가의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임금 및 서비스 물가 상승이 여전해 미 연방의 금리인상이 중단되면 안 된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현재 물가와 경제성장의 흐름, 국제유가, 미국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중국의 경제 회복 등 금융 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차후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금융시장에서는 " 이정도면 됐다" ...향후 동결전망 우세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이정도면 됐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허정인 연구원은 "한국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동결이 예상된다. 다만, 미 연준의 최종금리(터미널레이트) 기대치가 5% 중반을 웃돌거나, 원달러 환율이 재차 급반등할 경우에는 한국기준금리 25bp 추가 인상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 1월 금통위를 요약하자면, '이정도면 됐다[의 느낌이다"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 현재 물가 수준만을 고려했을때는 금리인상이 충분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성장을 함께 고려한다면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추어도 무방하다는 의미다"라며 "향후 기준금리 경로는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 총재는 명시적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예상대로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결국 하고자 했던말은 '이정도면 됐다' 같다"며 "한국은행 예상대로 1~2월 물가가 5%를 밑돌기만 한다면 금통위는 동결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류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