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증권] “경영 안정 최우선”… 한국투자·삼성·KB증권 CEO 연임
[2023 증권] “경영 안정 최우선”… 한국투자·삼성·KB증권 CEO 연임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01.0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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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ㅣ 각 사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자본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고경영자(CEO) 교체보다 연임을 선택해 안정적인 경영 환경 굳히기에 나섰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구랍 26일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기존 경영진을 전원 연임시켰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신년에도 주요국의 통화 긴축과 경기 위축에 따른 험난한 금융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험 많고 노련한 기존 경영진을 전원 연임 시키는 한편, 시장 변화 대응과 그룹의 차세대 리더 육성을 염두에 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일문 사장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5년간 한국투자증권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정 사장은 2019년 취임 첫 해부터 리스크 관리와 업무 혁신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는 2019년 신년사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경쟁사 대비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빠른 의사 결정과 효율적인 배분, 선제적 위험 관리로 최고의 성과를 창출했다"며 "앞으로도 최적의 자원 배분 프로세스와 위험관리 체계 가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차 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기반 응용기술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까지 파고들어 우리의 생활 양식을 송두리째 바꿔나가고 있다"면서 "최강의 인력 유지와 함께 디지털 금융에 기반한 혁신적인 지원 체계 정립은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생존 수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도 세계 주요국의 통화 긴축 등 대내외적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만큼 정 사장의 경영 철학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해 말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정통 '삼성맨'인 장 사장은 2018년 구성훈 전 삼성증권 사장을 대신해 취임과 동시에 유령주식 사태에 따른 큰 위기를 순조롭게 대응하고 자산관리 명가 타이틀을 이어갈 기틀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에는 창사 이래 영업이익 1조 원을 최초로 돌파하면서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금리 인상과 증시 불황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도 자산관리(WM) 부문 성장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사업별 균형 성장 및 디지털 혁신을 통해 KB증권을 최적의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계 톱 2의 증권사'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점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의 경우 증권업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초로 '쿼드러플 크라운(DCM·ECM·M&A·인수금융)'을 달성했고 국내 기업금융(IB) 최강자로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추진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과 이만열 대표이사 사장 인사는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해처럼 CEO 선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최근 치러진 그룹 차원 인사에서 임원 변경이 없었던 만큼 두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메리츠증권 수장인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2009년 취임한 최 부회장이 임기를 무사히 채울 경우 15년 동안 재임, 증권업계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아직 임기 중이다.

2020년 연임에 성공한 정영채 사장은 지난해 3월 임기 2년을 추가해 2024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다만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징계를 받고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의결을 앞두고 있어 향후 거취에 귀추가 주목된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