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 형보다 나은 아우로 ‘흥행 바다’ 속 뛰어들까
‘아바타: 물의 길’, 형보다 나은 아우로 ‘흥행 바다’ 속 뛰어들까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2.12.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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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 한국서 14일 전세계 최초 개봉 이후 사흘 만에 국내 관객 100만 명↑
올해 흥행 외화와 첫 1000만 영화 ‘범죄도시2’에 비해 초반 관객몰이 저조한 편
중국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초반 티켓 판매 낮아… ‘장진호’ 시리즈 성적에 못미쳐
“압도적 영상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사가 취약”… 긴 러닝타임도 영향 미칠 듯
영화 ‘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아바타’ 후속작인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지난 14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 개봉한 지 사흘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2’는 전날 41만4541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106만5916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날인 14일엔 35만9229명, 15일 29만1390명의 관객이 찾았다.

전작에 이어 13년 만에 개봉한 ‘아바타2’는 원작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계속 메가폰을 잡았다.   

인간에서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 분)가 이룬 가족이 무자비한 위협을 피해 떠나는 여정과 전투를 그렸다.

2009년 전세계적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영화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바타’도 개봉한 지 사흘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아바타’는 국내 개봉 38일 만에 외화 사상 첫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결국 ‘아바타’는 누적 매출액 12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고, 공식 집계 관객 수로도 1330만 명을 돌파하며 우리 영화 ‘괴물’을 넘고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2014년 ‘명량’이 개봉하기 전까지 계속된다. 

여기에 대한민국 역대 최장 기간 박스오피스 1위 영화로, 43일 간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아바타’는 현재까지도 29억2291만 달러로, 전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부문 2위는 지난 2019년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27억975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바타2’의 개봉 초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바타2’의 개봉 이후 이틀간 누적 관객 수는 65만1375명이다.

올해 국내 외화 흥행 2위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개봉 첫 날 관객 71만 명, 외화 흥행 3위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첫 날 관객 76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아바타2’ 개봉 첫 날 관객 수인 36만 명은 당초 업계 예상치인 45만 명엔 미치지 못한다. 한국영화로 코로나19 이후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된 ‘범죄도시2’의 개봉 첫 날 관객 수 46만7000명엔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개봉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선전이 기대되지만,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값과 ‘아바타2’에 대한 기대치를 생각하면 앞으로의 흥행 성적에 물음표가 붙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3일 개봉한 우리 영화 ‘올빼미’는 ‘아바타2’의 개봉에도 일일 관객 수 3~4만 명대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올빼미’는 ‘연출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날까지 누적 관객 276만3759명을 기록 중이다.

오는 21일엔 ‘신파의 대가’로 ‘쌍천만’을 기록한 윤제균 감독이 연출한 ‘영웅’도 개봉한다. 

국내 최초로 유명 원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은 ‘아바타2’라는 거인과의 맞대결에서 그 소재와 형식의 신선함이 관객에게 다가올 수 있다.

‘아바타2’의 기본적 흥행은 예상되나, 전작을 뛰어넘는 ‘획기적’ 흥행이 보장될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글로벌 흥행이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아바타2’는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6일 ‘아바타2’가 중국에서 개봉하자 현지 매체 ‘증권시보’는 “‘아바타2’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중국 개봉 첫 날 저조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시보’는 “개봉 전 높은 관심으로 흥행 돌풍이 예상됐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티켓 판매가 저조했다”며 “아이맥스관들의 좌석 점유율은 3분의 1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아바타2’는 16일 오후 7시 기준 중국에서 1억1000만 위안(약 206억 원)의 흥행 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 ‘장진호’가 개봉 첫 날 기록한 2억520만 위안과 지난 2월 개봉한 ‘장진호 수문교’의 첫 날 6억4112억 위안이란 흥행 성적엔 크게 못미친다. 

‘마오옌’은 “‘아바타2’의 중국 흥행 여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달렸다”며 “당장 코로나19가 진정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아바타2’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프로모션 행사에서 카메론 감독을 비롯한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등 출연진이 박수치며 돌고래쇼를 관람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양 및 동물보호 메시지를 담았다는 ‘아바타2’ 프로모션 행사에서 돌고래쇼가 펼쳐진 사실에 대해 세계 동물보호 단체와 활동가, 팬들은 공개 비난했다. 

지난 9일 당시 한국을 찾은 카메론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해양의 많은 종들이 멸종 위기이고, 특히 돌고래가 사라져가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해양 보전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해양환경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 창립자이자 환경운동가로 과거 한국도 찾은 바 있는 릭 오배리는 제임스 카메론과 ‘아바타2’ 측에 전하는 공개 서한에서 “일본에서 어떻게 돌고래가 잡히는지 그들에게 정확히 보여주고 싶다”며 “돌고래를 돌보는 트레이너들이 돌고래를 잔인하게 도살하는 이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을 직접 보면 돌고래쇼에 박수를 치지 못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논란이 일자 일각에선 ‘아바타2’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일어났다.

이날 한 영화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바타2’의 흥행 여부에 대해 “전작의 162분보다 30분이 더 길어진 러닝타임을 마냥 인내하며 소화하기엔 아바타2는 상대적으로 서사가 취약하다”며 “결국 압도적 영상미에 방점을 찍는 작품으로 아이맥스와 같은 특별관 점유율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동안 대중은 OTT와 유튜브 등을 통해 간결하고 응축된 숏폼에 익숙해졌다”며 “올해 개봉작 중 가장 긴 아바타2의 상영시간에 의한 회전율이 관건”이라고 했다.

한편, 카메론이 밝힌 ‘아바타2’의 손익분기점은 최소 15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