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다이어리] 똑독한 MZ세대가 약한 부분
[생각 다이어리] 똑독한 MZ세대가 약한 부분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9.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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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식 또래의 젊은 친구들을 보면 ‘단군 이래 최고 스펙’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라는 말이 실감이 됩니다.
이들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부모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는 걸 보면서 자랐습니다. 

이들은 놀 때는 물론 학교 숙제를 할 때도 항상 노트북 컴퓨터,태블릿PC,스마트폰을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이들에게 스마트 기기는 장난감이자 학습도구이며 쇼핑카트인 동시에 은행도 되고 어떤 땐 동아리 모임이자 놀이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보다 조금 앞선 밀레니얼세대만 해도 성장기에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려면 랜선이 연결된 PC 앞으로 가야 했지만 MZ세대는 손에 든 휴대폰과 태블릿이 언제나 ‘온’상태이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즉 MZ세대에게 모바일 기기는 사전이고 도서관이며 ‘뇌의 아웃소싱’,심하게 말하면 신체의 일부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떤 정보나 지식을 곧바로 검색해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을 형성해 준 성장과정과 학습환경은 정보와 지식이 연결되는 방식,즉 텍스트와 텍스트를 연결하는 맥락(Context)에 대한 이해력이 기성세대보다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전 세대는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고 참고문헌을 뒤지면서 내가 찾는 정보가 어떤 지식의 연결망,맥락 안에 존재하는지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정보와 지식 검색이 용이하지 않았던 만큼 갖고 있는 데이터로 인과관계를 고민했으며 깊이 생각했습니다.
검색만큼 사색도 중요했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있고 언제나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MZ세대에게 지식의 계보를 그려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런 약점은 일상 업무에서 드러날 때가 많습니다.
특정 문제에 대해 오래 분석하고 일의 맥락을 이해하며 의미를 파악하는 걸 어려워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성과가 금세 드러나지 않는 업무는 기피합니다.
또 주로 텍스트와 이모티콘을 활용한 채팅으로 소통하고 음성이나 직접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 않으니 상대방의 표정과 목소리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잘 못합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무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측면에서 강점이 있을 뿐입니다.
이들이 가진 놀라운 정보 검색력과 유용한 지식의 빠른 취득력을 활용하려면 예전에는 맥락상 다 이해했을 거라고 여겼던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