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고래의 꿈, 우영우변호사
[생각다이어리] 고래의 꿈, 우영우변호사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7.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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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박상욱 작가
출처=박상욱 작가

요즘 가장 ‘핫한’ 동물을 꼽으라면 단연 고래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문입니다.
자칫 예민할 수 있는 주제인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고 있는 변호사가 주인공입니다.
드라마에서 우영우 변호사는 복잡한 사건에 부딪힐 때마다 고래를 떠올리며 영감을 얻어 실마리를 찾는데 이럴 때 보면 꼭 판타지 드라마 같습니다.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폭력 혐의로 기소된 탈북자 여성을 변호하면서 우영우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래를 사냥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게 새끼고래부터 죽이는 겁니다.
연약한 새끼에게 작살을 던져 새끼를 고통스럽게 만들면 어미는 새끼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 때 두 번째 작살을 날려 원래 사냥감인 어미고래를 잡는 겁니다. 고래는 지능이 높습니다.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끝까지 새끼를 버리지 않습니다.”

예전엔 진짜로 그런 방법으로 고래를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모두 알다시피 지금은 포획이 금지돼 있습니다.
‘고래 덕후’인 우영우 변호사는 피의자의 모성애를 부각하기 위해 고래의 습성과 모성애를 피의자 변호에 이용한 것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일반적으로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고 행동 반복, 자기만의 루틴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고래에 과도하게 집착을 갖는 주인공의 습관도 장애 증상의 일부입니다.

오늘 사진은 서울 마포에 있는 경의선숲길 초입에 그려진 벽화 〈하늘고래〉입니다.
경의선숲길은 흔히 ‘연트럴파크’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선형공원인데 벽화는 어두웠던 주변 경관을 개선하고자 2021년 연남동 시민참여 예산으로 추진됐습니다.

가로 15m, 세로 6.7m 크기로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고래들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기획해 미래를 향해 도약하자는 의미와 팬데믹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 표현했다는데 우영우 변호사의 고래처럼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고래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