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론] “6”의 공포, 여름물가 
[경제시론] “6”의 공포, 여름물가 
  • 김명실 연구원
  • 승인 2022.06.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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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이 붙어 이미 진행되고있는 물가상승을 이번에도 막을 수 없어 보인다.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될수록 한국은행의 긴축의지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지금은 그때가 아닌 것 같다.

6월소비자물가는 유가와 관련성이 높은 ①개인운송장비운영과 ②전기,가스및기타연료의상승,서비스기반상품및신선식품가격상승에기반한 ③음식서비스가격상승,신선식품가격상승에기반한 ④식료품가격상승이반영되며전월비0.7%, 전년동월비6.2% 상승이예상된다. 6%대 물가상승률이 현실화될경우 7월 금통위 한국은행의 빅스텝(+50bp)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키우며 채권시장의 약세재료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6월20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및 총재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6월물가가 5%대 후반에서 6%대가 될 경우 7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온 바 있다. 비록 총재의 명확한 답변은 부재했으나,현재 한국은행이 물가에 대한 대응 강도를높이고 있는 만큼 고강도긴축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7일 한국전력은 3분기 전기료 인상안을 발표했다. 7~9월에 적용되는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조정 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 인상한다는계획이다. 현재 전기요금 판매단가가 평균 kWh당 109.8원이다. 7월부터 5원인상을 적용하면,평균단가 기준으로는 4.5% 인상이다. 가중치 적용시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p 추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부터 일반국민과 자영업자등이 사용하는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요금을메가줄(MJ) 당1.11원(서울시소매요금기준·VAT 별도) 올린다고 밝혔다. 평균7.3% 인상되는 것으로, 주택용은 7%, 일반용은 7.2% 혹은 7.7% 인상된다. 가스요금 인상을 대략 7%라고 가정할때 가중치적용시 소비자물가는 최대 0.23%p 추가 상승할 수 있다.결국 7월부터는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오르며,소비자 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모든 조건이 6월과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7월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분만으로 7월 소비자물가는 6%대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 즉 6%대 물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내에서 집세항목은 9.8%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있다. 매우 중요한 항목이나, 최근 금리인상과 관련해 주택시장 전반의 가격이 정체 혹은 하락할 것이라는기대와는 다소 연관이없다. 소비자물가 지수내의 집세항목은 현재 세입자들이 부담하고있는전세와 월세의 비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의 급등락이 바로 집세항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어 현재 살고있는 집의 전세가격이 두배로 올랐다고 해도,전세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다면 실제 비용이 증가하는것은 1년 뒤이며, 전세가격 상승이 물가지수내의 집세항목에 반영되는 시기 역시 1년뒤다. 앞으로 전세가격이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그것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려면 그 시기는 1년뒤가 적절할 것이다.현재의 집세는 과거의 상승분이 현재진행형으로 반영되고 있으며,주택시장 가격둔화기대 등 현재의 트랜드가 반영되는 시기는 최소한 올해는 아니라는 점이다. 참고로 국민은행 전세가격지수를 통해서 보면 전국기준 전세가격은 2020년 11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물가지수내의 집세를 반영하는 임차료 항목은 2021년 전월비기준 매달 0~0.1% 포인트씩 상승하던 것이 2021년 하반기 이후로는 매달 0.2% 포인트씩 상승했다. 시중 전세가격 상승을 1년의 시차를 두고 반영중인 것이다. 문제는 전세가격상승의 피크 시기가 2021년 3~4분기라는 점이다.결국 지금 당장부터 전세가격이 하락하든 간에 올해 하반기내내 물가에 반영되는 임차료는 2021년 3~4분기 전세가격이고,실제 전세가격 움직임과는 전혀 상관없이 가격상승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외식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가격은 올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가격이 급등한 농수산물가격과 유가상승으로 인한 난방비,온수 등 원가상승요인이 이미 누적되어있다. 역사적으로 외식가격은 1월에 가장 상승률이 높고,전체적으로는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는 낮은 모습을 보여왔다. 가격인상이 연중 후반에 이뤄질 경우 매출감소를 우려하기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①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일부지역의 작황부진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뛰며,이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했다. ②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즉 과거와는 다른 외생적변수가 발생하며 외식가격의 계절적 트랜드가 바뀌었다.매출감소를 우려해 하반기 가격인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올해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울시내 보통 휘발유 가격이 3,000원을 돌파(6/21, 서울중구주유소기준리터당3,096원)했다. 물가상승세, 단지 6월만 걱정할 문제는 분명 아니다.상반기에 5%대 물가를 걱정했다면 하반기는 6%대 물가를 또 걱정해야한다. 결국 하고 싶은말은 앞으로 나올 정부의 대책이 아무리 효과적이라고해도 고물가 현상이 당장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도 물가관리는 쉽지않을 것이며,높은 물가상승률이 발표될 때마다 채권은 실질투자수익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올해 연말기준 금리컨센서스가 2.50~2.75%며,현재국고채 3년물수익률이 3.5% 정도다. 금리가 많이올랐지만,하반기 평균물가상승률이 6%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저가매수타이밍은 아직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일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이 6%대 후반까지 갈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통화정책과 펀더멘털 여건이악조건인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도 실종된 상태다.이전과 같은 우호적인 수급 여건도 없다.물가는 분명 채권시장에 치명타이다. 앞으로 물가예측을 위해 챙겨야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휴가시즌이 도래하며 급등할 수 있는 먹거리물가 및 숙박서비스 물가 2) 비료,기름,인건비 급등에 최근 가뭄까지 겹치며 급등이 예상되는 농산물물가 3) 7월부터 반영되는 도시가스및 전기요금 인상분영향 4) 한국은행이 발표하는기대인플레이션 등이 향후 물가우려에 따른 채권금리상승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김명실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