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파이데이
[생각다이어리] 파이데이
  • 신형범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3.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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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발렌타인데이에 화답하는 화이트데이로 기억하고 기념하는 살마들이 많습니다.
2월14일에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한 여성이라면 꽃다발과 사탕을 한아름 받는 걸 기대하는 날입니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파이데이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학창시절 배웠던 파이는 원둘레를 지름으로 나눈 값인 원주율을 표시하는 기호입니다.
이 원주율을 숫자로 나타내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무리수의 행렬 3.14159265358979323----로 이어지는데 숫자의 첫 세 자리 3.14를 기억하는 게 파이데이입니다.

1988년 3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과학체험관 익스플로라토리움(Exploratoruim)의 직원들이 장난처럼 시작한 기념행사가 이 날을 기념하게 했습니다.
우연히 모여 브레인 스토밍을 하던 중 물리학자인 래리 쇼(Larry shaw)가 원주율에서 착안해 '직원 모임의 날'로 정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듬해 3월 14일에 모두 모여 각자 가져온 파이를 나눠 먹고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과학체험관 구내를 행진했습니다.
행진은 그들이 집적점(accumlation point)으로 정한 임의의 한 지점에서 멈추면서 자기들만의 유쾌한 행사를 마쳤습니다.

이 행사는 급속히 확산되며 의미들이 보태졌고 급기야 미 하원은 2009년 이 날을 '파이 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MLT는 3월 14일에 맞춰 신입생 합격통지서를 발송하고 프린스턴대학은 같은 날 이 아이슈타인의 생일임을 착안해 함께 기념행사를 갖고 있습니다.

파이데이를 기념하는 사람들은 수학과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떠난 이들을 위해 묵념하고 파이를 나눠먹고 원주율 숫자 암송대회 등을 열고 좀 더 진지하게는 파이의 의미를 환기하는 학술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인류가 'π값'을 알아낸 것은 과학과 수학뿐 아니라 인류 역사에 있어서도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