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다이어리] 인생의 겨울
[생각다이어리] 인생의 겨울
  • 신형범 애널리스트
  • 승인 2021.12.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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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나 식물 따위가 겨울을 나고 견디는 일, 우리말로 '겨울나기'를 영어로는 윈터링(wintering)이라고 한답니다.
영국 작가 캐서린 메이의 에세이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에서 읽었습니다.

작가는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나는 동안 자기한테 일어난 일을 기록했습니다.
절기상의 겨울과 함께'인생의 겨울'에 대해 친한 친구에게 말해듯이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작가에게 '겨울'은 자다가 느닷없이 뺨을 맞는 것처럼 찾아왔습니다.

"윈터링이란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것이다. 겨울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거부당하거나, 대열에서 벗어나거나, 발전하는데 실패하거나, 아웃사이더가 된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인생의 휴한기이다."

건강하던 남편이 갑자기 수술을 하고 병원 신세를 지고, 자부심을 갖고 일상을 꾸려 가던 자신은 실직합니다.
이 와중에 아들은 학교를 안 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대단하고 화려한 삶은 아닐지라도 제법 안온하게 꾸려왔다고 생각했던 삶이 순식간에 얼어붙습니다.

세상의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서대로 오지만 인생의 계절은 맥락도 없이 뒤죽박죽 찾아옵니다.
평온하던 인생에 에고 없이 닥칠 겨울을 대비해 월동장비처럼 준비해 두어도 괜찮을 것 같은 이 책의 첫 문장은"어떤 겨울은 햇살 속에 온다"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기온이 훅 떨어졋습니다.
당분간 매서운 일상이 이어지겠다는 예보입니다.
주변의 누가 지금 겨울을 견디고 있는 중인지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다해 서로에게 봄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마다 그랬듰이 겨울은 지나갑니다.
캐서린은 말합니다."우리는 겨울을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낼 지는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