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윤석열 당선] 민심은 정권교체를 택했다
[20대 대선, 윤석열 당선] 민심은 정권교체를 택했다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2.03.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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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국민의힘)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당선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ㅣ국회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국민의힘)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당선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ㅣ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헌정사상 최소 득표차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민심은 5년 만의 정권교체를 택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4시께 98%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48.58%, 1592만표를 얻어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7.81%, 1567만표를 얻으면서 득표차는 0.8%p로 고작 25만 표에 불과하다.

개표 중반까지 이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보였지만 개표율 51% 시점에 윤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하면서 0.6~1.0%p의 격차를 유지했다. 이에 개표율이 95%를 넘어설 때까지 당선인을 확정 짓지 못할 만큼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이 후보는 오전 3시 50분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뒤이어 윤 당선인은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지지자들 앞에서 "밤이 아주 길었다. 그동안 응원에 감사드린다. 고맙습니다. 시민 여러분"이라며 간략하게 소감을 밝히고 차량에 탑승해 당 개표상황실이 차려진 국회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이번 대선은 지난 1997년 15대 대선 이후 헌정사상 1~2위 후보 간 최소 득표 차 기록이다. 1997년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27%의 득표율로 38.74%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표차는 39만557표로 득표율 차는 1.53%p였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유력한 제3후보가 없는 가운데 보수와 진보의 일대일 구도로 진영결집이 극대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이념 갈등뿐만 아니라 세대·젠더 갈등까지 사회갈등의 골을 깊어진 것은 새 정부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여소야대 의회지형 속에서 '협치'와 '통합'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민심이 표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궤멸 위기에 내몰렸던 보수진영은 이번 대선으로 5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이로써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로 보수와 민주 진영이 10년씩 번갈아 집권했던 '10년 주기론'은 깨지게 됐다. 이어 2년째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되레 집권세력 심판론으로 민심이 쏠렸다.

윤 당선인은 '장외 0선' 출신으로 지난해 6월 29일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참여를 공식화하며 대선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대권을 거머쥐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앞서 13∼19대 전·현직 대통령들은 최소 국회의원직을 1차례 이상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당대표까지 역임하며 정치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의회정치 경력이 전무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에 파격 발탁된 '엘리트 검사'로서 되레 정권교체의 기수 역할을 맡은 것도 역설적이다. 무엇보다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진보정권을 교체하면서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상당한 변화와 갈등이 예측된다.

무엇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해결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촉발된 경제·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윤 당선인이 맞닥뜨린 도전과제는 만만치 않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당선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총 선거인수 4419만7692명 가운데 3407만1400명이 투표해 77.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77.2%)보다 0.1%p 낮은 수치다. 사전투표에서는 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작 본투표 열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해 투표율 '80%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편, 대선과 함께 실시된 5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사실상 석권했다. 서울 종로에서는 최재형 후보, 경기 안성에서는 김학용 후보, 충북 청주 상당에서는 정우택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서울 서초갑에서는 조은희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이로써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기존 106석에서 110석으로 늘어나게 되며 윤 당선인의 새 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