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윤석열 당선] 정치신인 8개월만에 대통령에 올랐다
[20대 대선, 윤석열 당선] 정치신인 8개월만에 대통령에 올랐다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2.03.10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회 경력이 전무한 '장외 0선' 출신으로, 정치 입문 8개월여 만에 초고속으로 청와대로 직행하는 기록을 썼다. 헌정 사상 첫 사례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래 국회의원직을 경험하지 않은 최초의 '0선 대통령'이 등장한 것이다. 

13∼19대 전·현직 대통령들은 모두 최소 1차례 이상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대부분 당대표까지 역임한 바 있다. 이렇듯 여의도 정치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대권을 거머쥐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0선'이긴 했으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 지자체장을 거쳐오며 몇 해간 정계에 이름을 알려왔고 대권 도전으로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 이은 두 번째였다.

이와는 달리 윤 당선인은 줄곧 검찰 공무원으로 지내오며 첫 공직선거 출마가 '대선'이었는데, 첫 도전에서 대권을 거머쥔 이변을 낳은 셈이다. 윤 당선인이 정치권 입문으로부터 대통령직을 맡기까지 걸린 기간은 약 8개월에 불과하다. '조국 사태'에 반발해 검찰총장직을 중도 사퇴한 이후부터 따져 봐도 1년 정도다.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ㅣ뉴스1

윤 당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밀어붙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와 여러 차례 충돌한 끝에, 검찰총장 임기를 넉 달여 남긴 지난해 3월 전격 사퇴했다. 문재인 정권에 의해 임명됐지만,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에 대한 수사에도 주저함이 없는 모습이 두드러지면서 그는 '공정'을 외치던 국민들에 의해 반(反)문 인사로 신속히 자리잡았다. 이후 약 4개월 만에 '정권교체'를 내걸며 대선 도전을 선언했고 한달 뒤인 지난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작년 11월 당내 경선을 통해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그는, 4개월 뒤 본선에서 여당 후보를 꺾고 대권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인의 필수 코스로 불리던 국회를 거치지 않은 대통령이 나온 것은 그만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여당과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0선' 경력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여의도 정치에 대한 비토 정서가 등장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윤 당선인은 이러한 분위기를 읽은 듯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삼고 유세를 펼쳤다. 그는 지난 8일 유세에서 "저는 여의도의 문법도, 셈법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국민 말고는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고 어떠한 패거리도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국회 의정 경험이 전무한 만큼 향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치인의 '정규 코스'를 거치지 않은 윤 당선인이 내각 구성부터 야당과의 협치, 입법 공조, 당·청 관계 정립 등 여러 면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