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론] 냉정한 힘의 논리
[경제시론] 냉정한 힘의 논리
  • 안영진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2.02.27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쟁은 진행 중이고 그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제재 조치도 계속된다. 주식시장은 저가 매수 혹은 안도라는 이름으로 이틀 연속 반등이 꽤 강하다. 압축적인 시장 반응을 또 한번 보는 중이다. 모바일을 활용한 실시간 정보 접근성이 좋아져 전쟁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벌써 “끝”이라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2가지 파급 효과에 주목한다. 첫째, 서방국들의 러시아 제재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을 갖는지 여부다. 둘째, 이 전쟁이 가중시킬 인플레이션과 경기 문제가 Fed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이다. 

우선 지난 주 서방의 러시아 제재 조치 발표에서 안도했던 포인트는 1) 에너지 수출 통제와 2) 국제 금융 결제 시스템(SWIFT) 차단 내용이 없다는 점이었다. 예상을 밑도는 조치에 러시아 제재 조치發 글로벌 경제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였다. 물론 주말 중 국제 금융 결제망(SWIFT) 퇴출을 추가 발표했지만 러시아 은행의 국제 거래를 차단시킬 경우 그들과 통상적으로 비즈니스를 해온 서방 국가들도 손실이 불가피해 얼마나 강력하게 이행할지가 미지수다. 에너지 수출 통제도 그렇다. 이미 중국이라는 대체 수요가 점점 파이를 키워 러시아의 우호 고객이 된데다, 이렇게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이벤트는 정작 미국 E&P 기업들에게 역대급 호재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서방 유럽 국가들에 갖고 있는 에너지 패권, 중국이라는 존재, 제재의 주체이자 어부지리 혜택의 주체이기도 한 미국의 사업가적 태도 등은 국제 정세에서의 “냉정한 힘의 논리”를 여실히 보여 준다. 

시장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더 중요한 건 어쩌면 Fed의 행보다. 불라드 총재에 이어 월러 연준이사도 3월 Big Step 주장에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러나 CME Fed Watch에서 보여지는 대중의 생각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1월 CPI 발표 후 95%에 달했던 50bp 인상 확률은 20%를 밑도는 수준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침공·제재 이슈가 거든 결과로 여겨진다. 에너지 가격(공급측 인플레)은 더 강해졌지만 경기(수요측 인플레)에는 악영향을 주는 거대한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도 Baby Step을 베이스로 삼고 있으며, 이 측면은 시장에 긍정적 재료다.

[안영진 이코노미스트] 
 

안영진 이코노미스트
안영진 이코노미스트
biztribune@biztribune.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