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우버, 홍콩 미니버스와 협업하나
[승차공유] 우버, 홍콩 미니버스와 협업하나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12.02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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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ungChang/SCMP
출처: FungChang/SCMP

세계적인 승차공유 기업 우버(Uber)가 홍콩 미니버스 운영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콩은 여전히 승차공유 사업이 합법화되지 않은 지역이다. 

◼︎ 우버 홍콩, 미니버스・지하철・페리 등 여러 교통수단 합친 디지털 플랫폼 고려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버 홍콩 측은 지하철과 버스, 페리 등 서로 다른 교통 수단들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우버 홍콩 사업 책임자인 에스틴 청(Estyn Chung)이 포스트(Post)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에스틴 청은 우버 홍콩의 비전은 서로 다른 형태의 이동수단을 갖춘 모빌리티 플랫폼을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많은 기회가 존재한다. 미니버스는 특히 정말 흥미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 플랫폼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은 미니버스 운영업체들이 매표, 경로 설정, 알고리즘, 가격 정책 등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버 측, "승객도 운영업체도 윈윈하는 서비스"...카이로, 델리에서 이미 시행 

그에 따르면, 우버가 만들 디지털 플랫폼은 미니버스와 같은 교통수단 운영업체의 매표 시스템과 연결하는 동시에 실시간 교통 데이터과 같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이를 통해 승객들은 우버 앱을 통해 미니버스 좌석을 미리 예약할 수 있어 편리할 것이라고도 덧붙여 설명했다. 

에스틴 청 우버 홍콩 GM | 출처: Xiaomei Chen/SCMP
에스틴 청 우버 홍콩 GM | 출처: Xiaomei Chen/SCMP

또한, 운영업체 측은 러시아워나 기타 바쁜 시기에 차량 운영 빈도를 관리함에 있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우버는 카이로나 델리와 같은 다른 국가 도시에서 비슷한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에스틴 청은 "전세계적으로 최선의 모델이 무엇인지 실험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홍콩에서 굉장히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교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윈윈'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우버가 실제로 홍콩 내 미니버스 운영업체 측과 접촉 중인지 그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홍콩 미니버스, 치열한 경쟁에 팬데믹 여파까지 덮쳐 

그에 반해, 관련 업계에는 우버의 이러한 사업 아이디어를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시선도 있다. 홍콩 시내에는 약 9천 대에 달하는 미니버스가 운행 중이며, 도시 내 공공 경량 버스로 등록된 4,350대의 차량 중 대략 20%를 이 미니버스가 차지하고 있다. 애초 경쟁이 치열한 업계인데다가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한 해 동안 다수의 운영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살아남기 위해 애써왔다.

출처: Gundmarifiye.com
출처: Gundmarifiye.com

◼︎ 정부 규제 받는 초록 버스와 개인 재량껏 운영되는 빨간 버스

홍콩의 미니버스는 크게 초록 버스와 빨간 버스가 있는데, 두 버스는 전혀 다른 체계로 운영된다. 현재 164개 운영업체가 600개의 경로를 다니는 총 3,343대의 초록 미니버스를 운용 중이다. 이 초록 버스들은 정부의 규제를 받아 경로와 요금, 버스 정류장과 운행일정 등이 결정되는 버스로, 운전기사들 역시 회사의 정규 직원으로 고정된 월급을 받는다.

약 1,007대의 빨간 미니버스도 존재하는데, 이들은 따로 규제를 받지 않고 밤 중에 고속도로를 속도 내 달린다고 하여 일명 '데스페라도 미니밴'이라고 불린다. 이 빨간 미니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자가 차량이나 임대 차량을 운전하며, 운행 경로도 재량껏 결정하며 승객들은 어디에서나 타고 내릴 수 있다. 또 수요가 올라가거나 태풍과 같은 조건 속에서는 가격도 따라서 올라간다. 여러 면에서 우버의 승차공유 시스템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우버는 지난 7년간 홍콩에서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나, 여전히 홍콩 내에서 우버형 승차공유 사업은 불법이며, 현지 택시 산업으로부터 계속해서 공격을 받아 왔다. 홍콩 내에는 약 4만명의 운전기사들이 1만 8,163대의 승인된 택시를 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