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파격 금리' 토스뱅크 출격...본격적인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 개막
[이슈진단] '파격 금리' 토스뱅크 출격...본격적인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 개막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10.05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ㅣ토스뱅크
ㅣ토스뱅크

파격적인 금리 조건을 앞세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정식 출범하면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함께 인터넷은행 3사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토스뱅크는 기존 인터넷은행과 다르게 별도의 은행 전용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앱을 이용하는 '원 앱 전략'으로 2000만명이 넘는 기존 토스 사용자를 최대한 토스뱅크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 토스뱅크, 연 2% 이자·신용대출 2%대 '파격 금리'

토스뱅크는 2017년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차례로 문을 연 뒤 4년 만에 탄생한 세 번째 인터넷은행이다. 인터넷은행은 점포 유지 비용이 들지 않고 인건비 절감이 가능해 시중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갖추며 그간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후발 주자'인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를 뛰어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수신상품 금리와 최저 수준의 신용대출 금리를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토스뱅크가 5일 공개한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2.76%로, 이는 이미 3∼4%대 금리로 올라선 5대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카카오뱅크(2.86%), 케이뱅크(2.87%)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2억70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신생 은행이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서 한발 비켜나 있게 되면서 대출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스뱅크의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2%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연 1.5%를 크게 웃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사전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1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토스뱅크는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인 '원 앱 전략'을 활용해 별도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플랫폼을 활용해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제공해 토스 앱 하나에서 보험, 증권, 자산관리 등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각사의 최대 무기인 '1700만 고객', '가상화폐 제휴 효과' 등을 적극 활용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8월 말 기준 총 1717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카카오뱅크는 연말·연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코스피 상장을 기점으로 펀드, 보험, 마이데이터 등으로의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들과 본격적으로 시너지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8월 말 현재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27조7586억원, 여신 잔액은 24조5133억원이다.

9월 말 기준 고객 수 660만명의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1위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로 풍부한 수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회사인 KT와의 시너지를 적용한 여신·수신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9월 말 현재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12조3100억원, 여신 잔액은 6조1800억원이다.

그간 케이뱅크가 자본금 부족에 따른 대출영업 중단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카카오뱅크가 독주체제를 공고히 했지만 케이뱅크가 영업 재개 1년 만에 정상 궤도에 오르고 이번에 토스뱅크까지 인터넷은행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제부터 비로소 경쟁다운 경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인터넷은행 3사, 중금리대출 시장서 격돌

인터넷은행 3사의 첫 격전지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 시장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 실적을 늘리지 않을 경우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두겠다고 경고하며 중금리 대출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 3사에서 향후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얼마나 늘릴지 계획을 제출받아 공개하기도 했다.

먼저 이번에 출범한 토스뱅크는 3사 중 가장 높은 목표치의 계획을 제출했다. 올해 말 34.9%, 2022년 말 42%, 2023년 말 44%로 끌어올려 3년 내 40%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 20.8%, 2022년 말 25%, 2023년 말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고, 케이뱅크는 올해 말 21.5%, 2022년 말 25%, 2023년 말 32%까지 늘리기로 했다.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신규 대출을 받은 중저신용 고객에게 각각 한달치, 두달치 이자를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통해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며 대출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별도 중금리대출 전용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하나의 신용대출 상품으로 중·저신용자에게도 대출을 내주겠다고 밝혔다. 변별력 있는 신용평가모델(CSS)을 내세우면서다. 직장인, 자영업자, 고신용자 대상 대출, 중금리 대출 등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구분하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및 시중은행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토스뱅크는 "업권 구분 없는 신용 데이터와 비금융 대안 데이터를 고루 분석한 새로운 CSS가 중·저신용자의 대출 상환 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대출 승인률을 끌어올리고, 기존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이들 중 약 30%를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발굴해 토스뱅크 고객으로 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초기 흥행 기대감과 함께 각종 우려도 공존한다. 자본력, 손익구조, 대출규제 적용 가능성 등 현재의 여·수신 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높지 않고, 중금리대출 시장에서의 차별화 된 경쟁력 확보 여부도 아직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출범 초 자신감과는 달리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가 기대 대비 낮은 성과를 기록 중”이라며 “참고로 6월말 기준 케이뱅크과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15.5%, 10.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