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정상회담 '특급 조력자' 재계
[기자수첩] 한미정상회담 '특급 조력자' 재계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5.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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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재계에서 대규모 투자로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에 한껏 힘을 실어준 것이었다. 특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 분야 뿐만 아니라 회담 전반에 걸쳐 문 대통령의 '특급 조력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회담 결과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경제 부문에서는 4대그룹의 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로 각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함께, 국내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한 산업 분야는 크게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압축되는데, 대부분 미국 현지에 신규 공장을 짓거나,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4대 그룹뿐 아니라 관련된 수 많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는 별개로, 최근 재계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속에서, 정치권의 잇따른 반기업법 제정이 맞물려 코너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얼마전 마무리된 주주총회 시즌에서 한국타이어, 금호석유화학 등 기업들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점은 경제단체장들이 직접 나서며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법안을 고민해보자고 제시했지만, 결국 정치권에서 속도있게 입법을 강행하며 기업들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당시만 해도 이 같은 분위기는 여전했다. 다만 처음으로 4대 그룹 총수에서 대표장이 선출됐고, 최 회장 스스로가 정부에서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그룹의 경영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국내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장과 국가 총수가 함께 힘을 합친 장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다. 기본적으로 코로나 백신 확보와, 안보 문제 등 미국과 협력적 관계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성과까지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담이 끝나고 경제단체들은 양국의 포괄적 협력에 환영의 뜻의 밝히면서도, 이제 투자 성과 극대화를 위한 향후 노력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차원에서 지속적인 교류와 투자 확대를 진행하는 한편, 정부의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벌써 철강 업계에서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철강 및 알루미늄 등 특정 수입 품목이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미국 대통령이 수입량 제한이나, 관세부과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다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국내 관련 법안을 조율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이제는 정부가 기업들의 '특급 조력자'가 될 시점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