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광풍①] 재미삼아 만든 도지코인...시총 모더나·GM 추월
[코인 광풍①] 재미삼아 만든 도지코인...시총 모더나·GM 추월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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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NN 

최근 개발자가 장난삼아 만든 가상화폐 도지코인 가격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약 1300%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90조원을 넘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가 재미삼아 만든 가상화폐다. 당시 유행하던 일본 시바견 캐릭터 밈을 가지고 만들었다. 이름은 개를 뜻하는 단어 dog에 알파벳 e를 더해 '도지(doge)'라는 이름을 붙였다.

몇 년 동안 몇 센트 수준에 불과했던 도지코인은 지난 2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수시로 언급하면서 단번에 5센트까지 뛰었다. 현재는 65센트를 넘어섰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5일 한국시간 오후 2시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56%나 급등해 사상 최고가인 68센트를 기록했는데 7일 소폭 하락했다.

이처럼 도지코인 시가총액은 가격 급등에 힘입어 85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글로벌 제약업체 모더나(682억달러)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GM(788억달러)마저 앞지르게 됐다.

■ 도지코인 아버지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도지코인의 이러한 상승세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부터 자신의 트위터에 꾸준히 '화성에 가져갈 코인', '자식을 위한 코인' 등 수시로 언급하면서 기대감에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또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을 가장 좋아하는 가상화폐로 꼽기도 했다.

머스크에 이어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번, 래퍼 스눕독 등 유명 인사까지 도지코인을 지지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미국 공영방송 CNN은 "머스크는 도지코인의 가장 유명하고 큰 후원자"라며 "50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트위터를 통해 가상화폐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외신들은 '머스크 효과'를 도지코인 급등의 배경으로 꼽았다.

머스크는 오는 8일 미국 NBC 방송의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진행자로 출연할 예정으로,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자신을 '도지파더(Dogefather)'라고 자칭하고 SNL 출연을 알리며 도지코인 매수세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그러던 머스크가 돌연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상화폐는 유망하지만 주의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가십 방송 웹사이트 TMZ와의 인터뷰 영상을 첨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월 6일 촬영된 것이다.

인터뷰 영상을 통해 그는 "도지코인이 애초에 장난삼아 시작된 걸로 안다. 이건 아이러니컬하다"며 "다만 이젠 진짜 화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코인이 가상화폐의 미래가 될 수 있지만 가상화폐에 너무 많은 것을 걸지는 말라"고 충고했다. 

그가 SNL에 출연해 어떤 얘기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들어 도지코인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도지코인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머스크의 또다른 한마디를 고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부응해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지난 5일 "일부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SNL에서 도지코인에 관해 흥분되는 얘기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일 다중 자산 중개 플랫폼 이토로(e-Toro)가 거래목록에 도지코인을 추가했다는 소식에 도지코인은 폭등세를 이어갔다. 이토로는 암호화폐는 물론 저가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거래하는 온라인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전세계 이용자가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