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친환경 사업 육성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행보를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친환경 플라스틱과 폐배터리의 재사용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자체적인 친환경 사이클을 만들어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허성우 LG화학 부사장은 “ESG 분야의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환경과 공존하는 친환경 석유화학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탄소중립' 목표...친환경 사업 순항
LG화학은 지난 2007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친환경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014년 북미 최대 32MWh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본격 가동했고, 같은해 국내 전사업장에 에너지경영시스템 통합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2015년에는 '세계 최고 에너지경영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LG화학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한국형 RE100 제도인 '녹색 프리미엄제'에도 가입해 연간 12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낙찰 받았다.
성과로는 국내에서 이미 여수 특수수지 공장과 오산 테크센터가 RE100을 달성하는데 성공했고, 청주 양극재공장에서도 전력량의 30%를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글로벌 지역에서는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이 현지 전력 집접구매로 연간 140GWh의 재생에너지를 올해부터 확보해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에 이어 내년까지 저장성 소재 전추게 공장도 PPA(전력직접구매)를 통해 궁극적으로 중국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90% 이상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성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톤으로 제한한다는 것을 말한다.
현재 LG화학의 2050년 배출하는 탄소량은 약 4000만톤 규모로 예상되는데, 이 계획을 맞추기 위해선 약 3000톤 이상의 탄소를 감축해야 한다. 이 규모의 탄소는 차동차 125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에 비슷한 수준이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RE100 제도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탄소감축 기술 고도화, 해외 온실가스 사업 개발 등을 실행해나가고 있다"며 "이외에도 자원선순환의 잠재력이 높은 플라스틱과 배터리 산업에서 E(환경) 활동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플라스틱 활용한 자체 순환 시스템 만든다
LG화학의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은 PCR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플라스틱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LG화학은 세계 최초로 친환경 PCR 화이트 ABS 상업생산에 성공했고, PCR PC(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한 PCR) 원료 함량이 60%인 고품질·고함량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해 글로벌 IT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LG화학은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 구현이 가능한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 신소재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를 포함하고 있으며, 단일 소재로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다.
LG화학은 이러한 플라스틱 자원 활용 기술을 통해 100% 선순환(생산-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국내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 함께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손잡았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이를 다시 전용 물류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양사가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향후 PCR PC 원료 함량을 최대 85%까지 높이고 제품군도 ABS와 폴리올레핀 등으로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오는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와 옥수수 성분의 PLA를 상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지난달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부거래위원회도 신설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회사의 공정성·투명성 모두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ESG 관점에서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이사회를 통해 ESG위원회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