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양①] '불가리스 사태'에 이광범 대표, "책임 통감·사의 표명"
[고개숙인 남양①] '불가리스 사태'에 이광범 대표, "책임 통감·사의 표명"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5.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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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불가리스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이를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이번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며 자진 사퇴하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3일 오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긴데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며 "연구성과 발표에서 의도와 달리 발생한 오해와 혼란으로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직원과 대리점 등 남양 가족들에게 커다란 고통과 실망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유의미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연구 한계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을 야기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금번 사태 초기부터 사의를 전달했으며,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날 것"이라며 임직원들에게 "당면하고 있는 사태 해결을 위해 억측과 비난으로 여러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게 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15일 식약처는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 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와 관련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날 "긴급 현장조사를 통해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며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남양유업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한 것으로「식품표시광고법」제8조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건전한 식품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 행위는 적극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불가리스 관련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소비자들은 '우유회사가 약을 판다고?'라는 반응이면서도 발표 당일 주가가 폭등하고, 일부 매장에서 품절사태가 벌어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후 발표가 과장된 것임이 밝혀지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이번 사태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오는 4일 오전 10시 본사 대강당에서 관련 입장을 발표, 상황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