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공유기업 ②] 고젝 VS 그랩, '지속가능성' 경쟁
[동남아 공유기업 ②] 고젝 VS 그랩, '지속가능성' 경쟁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5.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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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ikkeiAsianReview
출처: NikkeiAsianReview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기업 고젝(Gojek)과 그랩(Grab)은 수년째 동남아 최고의 슈퍼앱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최근 양사는 비슷한 시기에 각각 '합병'과 '스팩(SPAC) 상장'이란 큰 변화를 거치며 세계적으로 그 존재감을 발산하기도 했는데, 이들의 경쟁 양상은 '지속가능성' 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펼쳐지고 있다. 

◼︎ 고젝, "2030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할 것"

얼마 전 고젝은 2030년까지 자사 승차공유 플랫폼에서 운용하는, 오토바이를 포함한 모든 차량을 전기차(EV)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젝 공동CEO인 케빈 알루위(Kevin Aluwi)는 로이터(Reuters)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량 제조사와 협약을 맺거나 리스 계약을 통해 전기차 전환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고젝은 첫 연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탄소배출 제로'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고젝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머지 않아 있을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젝의 주 무대인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전기차량 운용 비용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충전소는 약 100곳밖에 없다. 

◼︎ 고젝 공동CEO, "여러 기관과 협력해 인니 전기차 인프라 확충 논의 중"

이와 관련해, 케빈 알루위 고젝 CEO는 "자사의 목표는 전기차 산업 내 다양한 주체들, 정부와 함께 협업하여 전기차 운용 비용을 내연기관 차량 운용 비용보다 대략 30%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 배터리 교체나 충전소와 같은 전기차 인프라 건설 등에 대해 여러 기관 및 기업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고젝은 최근 인니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페디아와 합병했다. | 출처: Nikkei Asia
고젝은 최근 인니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페디아와 합병했다. | 출처: Nikkei Asia

◼︎ 그랩, 2019년부터 인니 산업부와 '전기차' 관련 R&D···현대차와 '전기차 승차공유' 운영도

고젝의 최대 경쟁자인 그랩 역시 친환경 프로젝트에 적극적이다. 앞서 2019년 8월 그랩은 인도네시아 산업부와 함께 전기차 개발 연구에 착수했으며, 그 일환으로 전기차와 관련된 기술역량이나 고객의 반응, 사업 및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해 연구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도입을 가속화하고 친환경적인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전기차 생태계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서, 2020년 1월에는 현대차와 함께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에서 전기차 승차공유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기차 기반의 차량과 오토바이, 자전거 및 스쿠터 등을 5천 대 이상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실시된 그랩 내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랩 전기차량을 운행하는 드라이버들은 전기차 전환 이후 연료비용이 줄어 소득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 동남아시아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주도권, 누가 쥐게 될까 

동남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인구 대국으로 극심한 교통 혼잡과 함께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세계 전기차의 허브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가지 전기차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고젝과 그랩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프로젝트를 선도하는 역할을 선점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의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