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KB금융, 1분기 순익 1조2701억원...사상 최대 분기 실적
[실적분석] KB금융, 1분기 순익 1조2701억원...사상 최대 분기 실적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4.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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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은행과 비은행 모두 고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은 22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27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7295억원 대비 74.1% 증가한 수치로, 2008년 KB금융 출범 이래 최대 분기실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익 증가 배경에 대해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중심으로 그룹의 핵심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1분기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부진했던 기타영업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은행·비은행 모두 고른 성장

자료ㅣKB금융
자료ㅣKB금융

KB금융의 1분기 순이자이익 2조6423억원은 푸르덴셜 인수와 KB국민은행의 여신(대출) 성장에 힘입어 작년 1분기보다 12.5% 증가했다. 순수수료이익(9천672억원)도 증시 활황 등의 영향으로 44.3% 불었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2773억원의 적자를 본 기타영업손익도 1년사이 33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 1.82%, 1.56%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의 1.75%, 1.51%보다 0.07%p, 0.05%p 높아졌다.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축소, 할부금융 등 카드 자산의 수익률 개선 등의 결과라는 게 KB금융측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의 2021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86억원으로 프라삭, 부코핀은행 등 M&A 영향과 지난해 견조한 대출성장으로 이자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신탁이익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개선되면서 전년동기 1023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은행 NIM(순이자마진)은 1분기 0.05%p 개선됐는데, 이는 이번 분기 중 핵심예금이 약 6조원 증가하고 예수금 중 저원가성예금 비중은 53.3% 수준으로 전년동기(44.8%) 대비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조달비용 부담이 축소된 영향이다.

2021년 3월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97조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0.4% 늘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전월세자금대출과 우량신용대출 중심으로 지난해말 대비 0.6%(1조원) 증가했고, 기업대출의 경우 지난해말 대비 0.1%(1000억원) 성장하는데 그쳐 다소 저조한 상황이지만 이는 대기업여신이 전반적인 여신수요 감소와 3월중 일시적인 여신상환 증가로 지난해말 대비 약 1조원 감소한 영향이다. 이외에도 중소기업대출은 지난해말 대비 1%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했다.

아울러 KB금융은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으로 1734억원을 쌓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여신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결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703억원 줄었다"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 특히 KB증권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단연 눈에 띈다. KB증권은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인 221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무엇보다 주식 거래대금과 수탁고가 급증하면서 수수료가 크게 불었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도 전년동기 대비 72.4% 증가한 1415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KB손해보험의 경우 10.9% 감소하면서 6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분기 배당 가능성에 대해 "분기 배당을 포함해 정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늘인다는 데 변함이 없다. 하반기 코로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이익 안전성, 자본 비율, 자본의 질,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배당 축소 이전 수준까지 개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간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해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해서는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라이센스 허용 방안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며 "만약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다면 그 방향에 맞춰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끝으로 대규모 M&A 딜은 마무리됐고, 글로벌 진출은 코로나19로 운신의 폭이 좁혀져 있는 만큼 ESG와 디지털은 최선의 전략 방향"이라며 "그간 비은행 강화, 주주환원정책 확대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던 것처럼 ESG와 디지털 부문에서도 은행 대표주로서의 역할 수행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 뿐만 아니라 기타 자회사의 이익 창출 능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 거의 없이 상당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이는 순이자이익의 안정적인 증가와 비이자이익의 약진, 그리고 대손비용의 감소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부터 NIM 개선이 나타나 순이자이익 증가효과가 연중 이어질 것이고, 가계 및 소호여신 위주의 안정적인 대출 포트폴리오 덕분에 대손비용도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