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재계, 지배구조 변화 본격화..."ESG 경영 더 강화된다"
[이슈분석] 재계, 지배구조 변화 본격화..."ESG 경영 더 강화된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4.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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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재계 지배구조 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SK, LG그룹은 ESG 경영 확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4대 그룹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글로벌 산업 생태계가 변화함에 따라 M&A(인수합병)과 사업 구조조정, IPO(기업공개) 등에 나서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SG 등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지형도가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변화의 큰 물결을 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그룹,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관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핵심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로 보인다.

우선 삼성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세가 약 11조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에 대한 상속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체제 변화에서 삼성물산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의견이 모이나, 삼성물산이 어떻게 삼성전자의 매입자금을 확보할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연구원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행보 빨라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다. 현대차그룹 주요 3사에 대해 계열사들이 1대 주주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같은 구조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2.6%, 기아 1.7%, 현대모비스 0.3%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어 향후 지배구조 변환이 없을 시 지배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정의선 회장 등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등도 내년 전까지 일부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상헌 연구원은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된다"며 "특히, 정 회장의 승진으로 개편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실패 경험으로 고려해볼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모듈/AS 부문으로 인적분할해 모두 상장을 유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정 회장의 충분한 지분 확보와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해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ESG와 관련해서 그룹 계열사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하면서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논의를 회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맡기면서 ESG에 대한 대응과 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SK-LG, 사업 영역 확장...ESG 경영도 박차

SK그룹도 최근 첨단소재와,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오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 140조원의 전문가치 투자자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SK는 첨단소재 분야에서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공 기반을 마련하고,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인 동박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신약개발과 CDMO를 모두 아우르는 사업 역량을 바이오 분야에서 확보하고, 수소 사업에 집중하면서 그린 분야도 키워나갈 방침이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SK텔레콤과 SK C&C 등의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ICT 투자전문회사를 신설해 국내외 반도체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ESG와 관련해서는 ESG 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신설해 중장기 성장전략을 검토하고,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평가 등을 맡길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SK그룹은 신설될 인사위원회를 통해 사내 이사의 개별 보수금액을 사전 심의해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LG그룹은 LX그룹의 인적분할 후 본격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G는 보유중인 현금을 활용해 ESG와 관련한 딥테크,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딥테크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는 하이테크 분야를 의미하며, 인공지능과 바이오기술, 포토닉스, 첨단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눠진다. LG는 가전 분야와 미래 모빌리티 관점에서 딥테크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LG도 ESG 위원회를 만들어 환경/안전, CSR, 고객가치 등 관련 분야벌 전사차원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게 한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