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차량구독 서비스 '플래닛42'가 발견한 가능성 
남아공 차량구독 서비스 '플래닛42'가 발견한 가능성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4.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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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lanet42
출처: Planet42

개발국의 중산층은 은행 융자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국 중산층들이 자동차 한 대를 구입하려면 수달 동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모아야 한다. 자동차금융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통 금융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자동차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선진시장과는 차이가 크다.

◼︎ 아프리카 중산층, 금융 접근성 낮은 점 간파···"부담 적은 월별 이용료로 차량 임대"

에스토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타트업 플래닛42(Planet42)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그 해결책으로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남아공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인 플래닛42는 고객들이 자동차 구매를 위해 한번에 거금을 지불하는 대신 월 이용료를 내고 차량을 임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아공의 경우, 대중교통 시스템이 굉장히 비효율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있고, 중산층의 비율이 높으며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는 한계가 있다. 플래닛42는 이 남아공을 배경으로 300개 이상의 중고차 판매소와 협업하여 차량구독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 고객이 원하는 중고차 구매 후 구독형 렌트···"2025년까지 1백만 대 이상 운용이 목표"

중고차판매소에서는 차량 구매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구매비용에 부담을 느껴 이를 줄이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플래닛42의 구독형 서비스를 추천한다. 플래닛42는 그렇게 연결된 고객들의 신용과 리스크 프로필을 검토한다. 자사 서비스를 감당할 만큼의 신용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판매소에서 구매한 뒤 해당 차량을 월별 구독 형태로 임대해주는 방식이다. 

3년차 스타트업인 플래닛42는 현재까지 남아공에서 3천 대 이상의 중고차량을 임대해주었으며,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만 1만 대 이상의 신규 신청서를 접수받았다고 밝혔다. 수년 내로 남아공 내에서 1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임대해주고,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1백만 대 이상의 차량을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출처: Quartz Africa
출처: Quartz Africa

지난해 12월, 쿼츠아프리카(Quartz Africa)에 따르면, 플래닛42는 미국의 렌더블(Lendable)로부터 1천만 달러(한화 약 111억 7천 만원)의 채권금융을 유치한 덕에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다른 신흥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체인지벤쳐스(Change Ventures)가 주도한 투자라운드에서 240만 달러(한화 약 26억 8천억 원)의 시드머니를 투자 받은 바 있다. 해당 투자라운드에는 승차공유 기업 볼트(Bolt)의 공동창립자인 마틴 빌리그(Martin Villig)를 포함한 유명 엔젤투자자들이 동참했다. 참고로 볼트(Bolt)는 에스토니아에 기반을 두고 아프리카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으로 우버(Uber)와 함께 아프리카 승차공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 차량은 필요한데, 구매는 어렵고 승차공유는 부담스런 중산층을 위하여 

대중교통이 불편한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서는 승용차를 소유하는 것이 '럭셔리'한 영역보다는 '필수' 영역에 가깝다. 편의를 위해 차량소유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플래닛42 공동창립자 겸 현 CEO인 에릭 오자(Eerik Oja)는 "차량 구매를 위해 저축한다는 것은 좋은 발상이지만 모두가 저축을 통해 그 목표를 실현하는 것은 어렵다. 자사 고객들은 대부분 제도권 은행에서 금융대출이 어렵고, 매일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그들에게 부담되는 일"이라며, 그 틈을 보고 '구독형 차량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플래닛42는 또한, 고객들에게 구독형 서비스뿐만 아니라 아예 구매하는 옵션도 제공하고 있는데, 플래닛42 측은 "차량 구매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덧붙여, "고객들은 (이 차량구독 서비스의) 유연성을 선호하고 그래서 임대하는 쪽을 계속 이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