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우버' 그랩 나스닥 상장...SK㈜ 투자지분가치 2.4배 증가 기대
'동남아 우버' 그랩 나스닥 상장...SK㈜ 투자지분가치 2.4배 증가 기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4.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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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차량ㅣSK㈜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 SK㈜가 투자한 동남아 그랩과 이스라엘 오토노모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이 연달아 상장을 추진한다.

14일 SK㈜에 따르면 SK㈜가 투자한 모빌리티 기업 중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이 연중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그랩은 스팩 상장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인 396억달러(약 44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SK그룹은 SK㈜ 주도로 2018년 약 2500억원(2억3천만달러)을 그랩에 투자했다. 당시 그랩 투자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 우버,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등 글로벌 기업이 경쟁적으로 참여했다.

그랩 상장이 완료되면 SK 지분 가치는 약 5900억원(5억4천만달러)으로 약 2.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SK㈜는 전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한 그랩은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 결제,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그랩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SK㈜가 2018년 약 120억원을 투자한 이스라엘의 자동차 빅데이터 기업 오토노모도 올해 2분기에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 빅데이터 시장이 2030년 7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토노모는 약 14억달러(1조5500억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오토노모가 시장 전망치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SK㈜의 지분가치도 최소 2배 이상 뛸 것으로 전망된다고 SK㈜는 전했다.

오토노모는 다임러, BMW, 폭스바겐, GM, 도요타 등 16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파트너사로 확보하고 전세계 약 4천만대 차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가 2017년 40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차량공유 스타트업 투로도 올해 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의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투로는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56개국에서 개인 간의 차량 대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미국 여행 업계가 대부분 매출 감소를 겪었으나 투로는 항공 여객 수요를 흡수, 팬데믹 기간 매출이 7% 성장했다.

투로의 구체적인 상장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공유 경제 업계에서는 작년 코로나19에도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 이상 급등해 대박을 터뜨린 에어비앤비의 학습 효과가 투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SK㈜는 전했다.

SK㈜는 2017년부터 모빌리티 분야 육성을 본격화하면서 운행공유와 차량 공유, 모빌리티 기술 영역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펼쳤다. 글로벌 지역별 1위 차량 공유 기업에 투자하고, 동시에 차량 운행 정보를 가공하는 빅데이터 기업 등 기술기반 후방산업 투자도 병행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도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연결(Connected), 자율(Autonomous), 공유(Shared), 전동화(Electric) 등 소위 'CASE' 영역의 유망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SK㈜는 이를 위해 지난달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을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지리(Geely·吉利)자동차그룹과 공동으로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뉴모빌리티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SK㈜가 투자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음에 따라 SK㈜의 지분가치 상승 등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시장 상황과 투자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지분 활용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