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의 본질 잊지 않는 ESG 투자돼야
[기자수첩] 기업의 본질 잊지 않는 ESG 투자돼야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1.04.0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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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투자가 열풍이다.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의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ESG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ESG 펀드도 활발히 조성됐다. 기업들도 ESG 경영을 앞다퉈 홍보하며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ESG 투자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ESG는 정량적 분석이 어려워 대부분 정성적 분석이 사용된다. 즉, 측정기준이 모호하다.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잡더라도 어디서부터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잡을지 애매하다. 철강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을 단순히 탄소배출량만 놓고 비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투자를 하려면 기업가치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치를 계산하려면 기본적으로 화폐화가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표준화된 ESG 회계 기준이 없다. 표준화된 회계 기준이 없으면 ESG를 실현하는 기업의 기업의 가치를 계산할 수 없다. 현재의 ESG 투자 수요가 버블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 존재할 수 있는데, 기업이 ESG를 추구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이윤증대로 이어지는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ESG 가치를 실현을 잘 하기에 기업의 성과가 좋은 건지, 건실한 기업이 ESG 가치를 추구하기 쉬운 건지 분간할 수 없다. 확실한 기준이 없는데도 운용사들은 ESG를 단순히 액티브 투자의 마케팅용으로 쓰는 모습도 보인다.

ESG 투자 열풍이 버블이 우려되는 시장에 또 하나의 버블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지 걱정이 된다. 기업이 이윤증대를 위해서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을 용납하며 투자하자는 게 아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윤증대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투자를 하자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증대에 있다’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처럼 주객이 전도되는 ESG투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