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택배비 인상 현실화...CJ대한통운, 4월부터 250원↑
[이슈진단] 택배비 인상 현실화...CJ대한통운, 4월부터 250원↑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3.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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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직스와 한진에 이어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도 4월 1일부터 택배요금을 박스당 250원 인상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CJ 대한통운은 전국 택배대리점과 택배기사들에게 운임인상 공문과 새로운 택배요금표를 배포하고 이를 4월부터 적용한다는 공지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소형상품 계약단가를 250원 인상하는 것을 기준으로 구간별 인상률을 정했다. 다만, 개인 고객 대상 택배 요금은 인상하지 않는다.

지난 15일 롯데글로벌로직스도 택배가격을 1650원에서 1900원으로 올리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진 역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초소형택배 단가를 1800원 이하로 계약하지 않는 등 택배비 현실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빅3 업체들이 일제히 택배 요금을 인상하면서 소형 택배 요금은 모두 1800원 이상으로 올랐다. 개인 택배 요금은 동결되었으나, 기업 택배 비중이 90%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체감하는 평균 요금 인상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백마진 등 구조적 개선 기대"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전년대비 20.9% 증가한 33억7000만개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국내 택배 총 매출 규모는 7조4900억원이지만, 택배 1개당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48원 하락한 2221원에 그쳤다.

택배업체들은 그간 급증한 택배 물동량에도 불구하고 비용 압박으로 수익성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의 연이은 과로 추정 사망사고로 인해 처우 개선을 위한 분류 인력 투입 등 비용 증가로 택배비 인상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며 "이번에 택배산업 전반적으로 구조적인 단가 인상에 성공한다면, 비용 증가를 커버하는 것은 물론 매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인상된 요금 유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향상된 택배서비스 수준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택배업계의 요금 인상은 28년 만이다. 업계에선 과거 택배 요금 인상 시도와 달리 이번 택배 요금 인상은 매우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인상된 요금은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요금 인상이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며, 택배 고객사들의 대표도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다는 점, 물량 급증으로 국내 택배 산업이 공급자 우위로 전환됐다는 점, 현재 택배 산업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구현하는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택배 산업의 오래된 저마진 구조를 개선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요금인상은 CJ대한통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에 긍정적"이라면서 "이후 사회적 합의에 포함된 이른바 '백마진'관행을 철폐하는 작업도 진행될 것이며, 이는 택배업체의 손익을 추가로 개선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