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에너지 대전환①] 정유업계 미래 전략 전환...키워드는 '탄소중립·수소' 
[ESG와 에너지 대전환①] 정유업계 미래 전략 전환...키워드는 '탄소중립·수소'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3.22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글로벌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외 에너지 업계에서 본격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환경(E) 부문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각국에서는 탄소중립 선언 등 친환경 규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제3차 배출권거래제가 시작되는 등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인 에너지 대전환에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오일메이저,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 전환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에너지전환과 관련한 투자 규모는 첫 5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탈탄소 속도의 가속화와, 수소 분야에서의 투자 규모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오일메이저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규모를 축소했지만, 유럽의 주요 에너지 회사들은 70% 이상을 저탄소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투자하는 등 관련 투자규모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오일메이저들이 친환경에너지 사업부를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전통 자산의 공정가치를 결정하는 원자재 가격의 급락과 수익성 악화로 인한 재무건전성 훼손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5개의 오일메이저가 기록한 자산손상규모는 지난해 7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낮은 기대 수익률로 전통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할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업체들의 업종 포트폴리오과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에너지회사들은 재생에너지, 탄소포집시설, 수소에너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틸리티 업체들이 독식하던 발전소 운영, 전기차 충전소사업을 시작하며 사업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업체들 "전기차 충전-수소사업 키운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50 탄소중립에 참여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정유업은 업종 특성상 철강, 화학, 시멘트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전체 산업배출의 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석유정제를 위한 연소와 고도화를 위한 공정에서 직접배출의 비중이 크기도 하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기업들이 블루수소 생산과 CCS(탄소포집) 기술개발 및 적용,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 친환경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우선 SK이노베이션이 유럽의 CCS 기술 연구 협력에 참여하고 공정혁신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모두 기존의 주유소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에는 현재 20개인 전기차 충전소를 오는 2023년 200개로, SK에너지는 190개, GS도 2022년까지 160개의 충전소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정유사들은 수소사업도 미래 사업으로 점 찍고 키워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하기 위해 2023년까지 인천에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진다.

SK그룹은 또 SK E&S를 통해 2025년까지 LNG 개질을 통해 연간 25만톤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전기차 충전 외에도 복합 충전 스테이션을 구축해 수소충전사업에도 진출 계획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경우에는 사우디 아람코와 업무 협력을 맺고 LPG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아람코로 재수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40년까지 국내 수소 충전소 총 300곳을 구축할 목표를 갖고 있다. 

이어 에쓰오일도 연료전지 기업에 투자를 단행해 수소사업 진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최근 SOFC 특허를 보유한 Fuel Cell Innovation(FCI) 지분 20%를 확보했고, 2027년까지 100MW의 연료전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