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요식업 점주와 함께 성장할 것"...공유주방 '오키로키친'
[현장] "요식업 점주와 함께 성장할 것"...공유주방 '오키로키친'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3.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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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로키친 전경
오키로키친 건물 1층에 처음으로 문을 연 공유주방의 모습.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주방 노동자들이 보인다.ㅣ비즈트리뷴DB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문을 연 배달형 공유주방 '오키로키친'에서는 개점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달 문을 여는 이곳은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세련된 인테리어가 벌써 깨끗한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풍겼다. 이렇게 과거 게스트하우스였던 이 건물은 31개의 주방을 가진 공유주방으로 변모했다. 

'오키로키친'은 반지름 5km 주변 근거리 상권에 음식 배달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럿이 주방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섹션형 공유주방업체다. 

점주에게 각각 독립된 개별 주방과 맞춤형 설비를 제공한다. 권리금과 인테리어비가 없고, 원하는 만큼 계약할 수 있다. 

오키로키친 건물 1층에 처음으로 문을 연 공유주방의 모습.ㅣ비즈트리뷴DB

오키로키친은 단순히 공간만 대여해주지 않는다. 마케팅 조언 등 컨설팅을 통해 사업에 함께한다. 캐나다에서 에어비앤비, 그리고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17개 지점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설인덕 대표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됐지만, 결국 '사람에게 먹는 것은 필수'이기에 수요가 보장되는 사업 아이템으로 요식업을 주목했다. 그중에서도 폐업률이 늘어난 로드샵에 비해, 배달산업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봤다. 

그는 "비용과 효율성을 고려하는 가구들이 증가하면서 배달 문화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며 "코로나가 끝나도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등이 늘어 배달 시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 대표는 "그동안은 많은 30~50대 사장님들이 요식업을 꿈꾸지만 초기 창업 비용이 크기 때문에 창업이 어려웠다"며 "10평 정도의 공간에 요식업 창업을 한다면 인테리어 비용등을 포함해 1억은 족히 든다. 그러나 공유주방을 이용한다면, 천만원 정도에도 창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출 비교
오키로키친은 상권 및 매출분석 등 점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컨설팅을 제공한다.ㅣ비즈트리뷴DB

그러나 사업성에만 주목하진 않았다.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창업보육센터와 연결하는 등 사업가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단체로 계약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저렴한 유통망을 연결하기로 했다. 점주들이 더 수월하게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

또 제품 촬영과 마케팅 지원이 이뤄진다. 사진작가를 고용해 필요한 사진을 전문성 있게 촬영해주고, 상권 및 매출분석 등 직접적인 조언을 받는다. 세금문제도 '세무기장서비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월 4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점주들을 위한 사이트도 각각 개설해준다. 포털 사이트 등록은 물론, 검색을 통해 주문 접수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점주들을 위한 세밀한 배려다. 

오키로키친 관계자는 "점주님들이 커야 우리도 성장할 수 있다"며 "장사를 잘 하실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투자할 생각도 있다. 나아가 프랜차이즈화하실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에어샤워 이거
건물입구에 설치된 에어샤워와 열화상 카메라의 모습.ㅣ비즈트리뷴DB

또다른 장점은 위생, 방역, 보안 시스템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키로키친은 "청결을 위한 위생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소개했다.

실제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것은 열화상 카메라와 에어샤워였다. 들어가면서부터 몸을 소독하며 요식업 특성상 특별히 주의를 요하는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

또 실내외 공기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오염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오키로키친은 최근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식음료(F&B) 맞춤형 DX 플랫폼인 ‘스마트 그린키친’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공기질 분석 솔루션 등을 적용해 안전한 조리는 물론 최적의 공기질 유지, 배달원 방역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

오키로키친 관계자는 "방역을 위해 하루에 2번 이상 주기적 환기는 필수로 하고, 세밀하게 냉장고 온도센서도 케어한다"면서 "식료품은 냉장온도가 올라가므로 휴대폰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공기질 모니터링
홀 내부에 설치된 공기질 모니터링 시스템.ㅣ비즈트리뷴DB
산소발생기
홀 내부에 설치된 산소발생기. 매장 내에 청정산소를 공급한다.ㅣ비즈트리뷴DB

아울러 KT의 '텔레캅' 서비스를 통해 공유주방에 특화된 CCTV와 출동 및 보안 케어를 제공하며, 담당 매니저도 배치했다.

일반 로드샵의 경우, 일반 소상공인 개개인이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담당 매니저의 밀착 조언을 통해 운영을 돕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을 뜯은 후 개봉날짜를 적어 보관 및 관리하는 방법 등 '해본' 전문가들이 자신의 쌓은 지식을 노하우로 전수해준다.

구획별로 표시된 주방공간.ㅣ비즈트리뷴DB

생길 수 있는 갈등도 철저히 방지했다. 공용으로 버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경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버리는 장소를 지정해 둠과 동시에 쓰레기 봉투를 개별 구매하게 하는 식이다.

이 모든 것은 창업 전 꼼꼼한 교육을 통해 전달되며,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월 1회 교육이 진행된다.

홀식사도 가능
오키로키친에는 방문 고객이 홀 안에서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ㅣ비즈트리뷴DB

오키로키친의 사업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많다. 통신기업에 이어 외식전문 대기업들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부문(양천구청)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춰왔다. 

추가 지점도 열 계획이다. 본점인 충정로점을 시작으로, 국내 지방은 물론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3층 전경
3층에서 바라본 전경.

승승장구하고 있는 오키로키친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설 대표는 이 질문에 "지점을 5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면서 "그럼 한 지점당 30개 정도의 공유주방이 생길 테니 150개의 공유주방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아직 공유주방이 활성화되지 않은 지방 도시에 진출, 지방에 있는 청년창업가들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