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채권, 각국 정부 녹색채권 발행 늘고있다
ESG채권, 각국 정부 녹색채권 발행 늘고있다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3.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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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최근 발행량이 크게 늘고 있는 ESG 채권에 대해 "각국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인해 올해 정부의 녹색채권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ESG 채권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높아졌고 실질적인 발행량도 크게 증가했다. 다만 상반기에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인해 전세계가 전염병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하반기에 채권 발행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친환경에 대한 관심 녹색채권 발행으로 이어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전세계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녹색채권 발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집단면역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지출 영역도 지난해와 달라지고 있다"며 "지난해 재정지출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한 직접적인 소득 보전이었다면 앞으로 나올 재정지출은 고용 창출 등 근본적인 경기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전세계는 친환경 투자를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블랙스완 (Black Swan)은 이상기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난 가운데, 친환경투자는 실질적으로 인프라 투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각국 정부는 친환경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기관인 에너지 및 기후 정보 기구(Energy & Climate Intelligence Unit)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국가들이 향후 30년간 탄소 순배출 제로 (Net zero)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악당이라는 인식이 높은 중국도 206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유럽과 미국의 참여로 친환경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늦게 참여할수록 뒤처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정지출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최근 텍사스 등 미국 전역에서 한파가 나타났는데, 한파의 원인이 이상기온 때문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며 "미 정부 주도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는 본격화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가 친환경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정부의 녹색채권 발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했으며 오는 5월에는 30년 만기의 녹색채권 발행도 준비 중이다. 독일 정부의 목표는 여러 만기의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유럽시장에서의 녹색채권 벤치마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 2월 이탈리아 정부가 녹색채권을 발행했으며 프랑스 정부도 2번째 녹색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 1월 영국은 녹색채권 발행을 위한 어드바이저로 HSBC와 JP 모건과 계약했다. 

친환경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재정이 투입되면서 민간영역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임 연구원은 "향후 기업들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탄소배출을 감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재원을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애플, 샤넬, Bank of America, 구글, BMW 등 글로벌 288개 기업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100%로 사용하겠다는 ‘RE100’을 선언하면서 자발적으로 친환경에 동참하고 있다.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매년 에너지 조달 내역을 보고하며 제 3자에게 재생 에너지 사용을 입증해야 한다. 

또 RE100에 가입한 기업 중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자발적으로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은 전체 공급망에 걸쳐 협력사들에게 가입 및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 주도의 사회적채권(Social Bond) 발행도 증가할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팬데믹으로 대규모 실업은 인종 및 소득에 따른 양극화를 가속시켰기 때문"이라며 "각국 정부 및 초국가기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을 사회적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SG 채권 낮은 변동성이 장점

투자자 입장에서 ESG 채권의 가장 큰 장점은 변동성이 낮다는 점이다. 통상 ESG 등급이 높을수록 신용등급이 높아 하방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MSCI는 ESG 등급이 높을수록 신용등급이 높은 이유에 대해 현금흐름, 시스템 위험, 발행자의 고유위험 등이 낮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중앙은행들의 개입 가능성으로 ESG 채권의 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목표에 인플레이션 관리 등에서 기후변화 대응 등 지속가능사회를 만들기 위한 내용이 추가되고 있다. ECB는 올해부터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을 대출을 위한 담보로 인정하기로 했으며, 한단계 더 발전해 ESG 채권만을 매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도 이상기온을 주요한 금융 불안요인으로 지목했다.

ESG 채권의 장점은 변동성이 낮다는 것이지만 민간도 ESG 채권에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에는 ESG 채권이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ESG 채권에 대한 관심으로 수익률도 점차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팬데믹 발생 이후 ESG 채권 지수는 글로벌 Aggregate 채권 지수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Aggregate 채권 지수에는 안전자산인 미국 채권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팬데믹 이후 ESG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글로벌 Aggregate gate 채권 지수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 연구원은 "ESG 채권 발행의 급격한 증가에도 수익률이 개선되는 것은 투자자들의 ESG에 대한 관심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발행되고 있는 ESG 채권의 입찰에서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 EU가 발행한 170억 유로(10년물 100억 유로, 20년물 70억 유로)의 사회적채권에는 총 2330억 유로의 자금이 모였다. 단일 채권 발행으로는 사상 최대이며 13.7배의 응찰률을 기록했다. 

녹색채권의 응찰률도 높다. 독일이 처음으로 발행한 녹색채권의 응찰률은 5.07배로 바로 직전에 발행된 전통국채의 응찰률(2.04배)을 크게 상회했다. 또 지난 2월 이탈리아의 85억 유로의 녹색채권 발행에는 금리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 800억 유로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9.41배의 응찰률을 기록했다. 

이런 높은 관심으로 ESG 채권에 대한 프리미엄도 확인되고 있다. 특히 녹색채권에 대한 프리미엄인 그리니움(Greenium)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은 첫 발행인만큼 녹색채권을 보유한 사람이 언제든지 전통국채와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독일이 발행한 녹색채권과 교환되는 전통국채는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녹색채권의 금리가 더 낮게 거래되고 있다.

트랜지션 본드 

트랜지션 본드는 기존의 녹색채권과 달리 기업이 아직 친환경사업을 영위하지 않더라도 친환경화 목표 달성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탄소 감축이 어려운 철강, 석유화학, 항공, 해운, 시멘트 등의 업종도 친환경화를 유도할 수 있어 탄소 순배출 제로(Net zero)에 기여할 수 있다. 

임 연구원은 "트랜지션 본드가 활성화될 경우 ESG 채권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트랜지션 본드는 현재 영위사업에 대한 제약없이 발행할 수 있는 만큼 전세계 대부분의 기업이 자금조달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랜지션 본드 발행 시 사전 목표에 명시한 온실가스 감소 등 정량 지표를 측정해 친환경화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트랜지션 본드 발행이 확대된다면 그린워싱(green washing)과 같은 적격성 논란을 잠재적으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로 탄소배출이 많은 다수의 기업들이 기업 이미지 제고나 홍보 또는 조달금리 절감이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해 트랜지션 본드를 발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사전에 제시한 지속가능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등 패널티를 활용해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그는 "자금사용처가 광범위하고 표준원칙이 없어 탄소중립경제에 대한 기여를 과장하거나,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트랜지션워싱(transition-washing) 가능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발행사례가 많지 않고 가스, 발전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어 있으나, 농업 등 다양한 탄소집약적 업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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