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당면과제는?
[CEO]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당면과제는?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3.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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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짧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창출하며 1년 더 은행을 이끌게 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4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어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 행장을 추천했다. 임기는 취임 당시와 동일하게 1년으로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권 행장이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 안정과 내실을 기하고 있는 점과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영업력을 강화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앞서 권 행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은 2(취임)+1(연임) 관례를 따라왔다. 현행 상법상 은행장의 임기가 최대 3년인 것을 고려했을때 금융권에서는 추가 임기 2년을 예상하며 권 행장의 연임을 점쳐왔지만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난해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 하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광석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권 행장은 취임 당시 3대 경영방침으로 고객신뢰 회복,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을 제시하며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켰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의 DLF 자율배상 합의비율은 99%(1월 22일 기준)로 거의 배상이 완료된 상태다. 

특히 권 행장은 고객 관점의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추진단 신설과 영업점 간 협업 체계인 VG(Value Group, 같이그룹)제도 시행에 대면, 비대면 채널을 모두 아우르는 혁신을 시도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초 1년이란 임기가 너무 짧기도 했고 우리은행 측 역시 별도로 새 은행장 후보를 찾는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권 행장은 지난해 조직 안정에 총력을 다 했다면 올해는 부진했던 성적 회복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9.4% 감소한 1조363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면서 농협금융에 4위 자리까지 내주는 뼈아픈 경험을 겪었다. 상대적으로 타 은행 대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한 우리금융 특성상 은행 실적 감소의 여파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컸기 때문이다. 

또 실적 감소에는 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등 외부 환경의 악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권 행장은 올해 1월 영업점 간 협업 체계인 VG(같이그룹) 제도를 도입하고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한 새로운 자산관리 채널인 PCIB점포도 신설했다. 이외에도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DT(Digital Transformation)추진단을 신설하면서 올해 실적 회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주요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오는 18일 라임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액은 총 2769억원으로 금감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직무정지를 사전통보하면서 라임펀드 부실의 사전 인지 여부와 은행의 부당권유 문제 등 제재 여부에 촉각이 기울여지고 있다. 또 금감원의 종합검사도 예정되어 있다.

아울러 오는 25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범(금소법)도 권 행장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소법 도입에 따라 은행들은 모든 금융상품 판매 시 6대 판매 규제(적합성·적정성 원칙·설명 의무·불공정행위·부당권유·과장광고 금지)를 적용해야하기에 금융거래에서의 '판매자 책임'이 대폭 강화됐다. 이를 위반한 금융사는 상품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받고 판매한 직원에게도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손해배상 입증책임 규정으로 소비자가 고난도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손실을 본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금융사가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에 우리은행은 금소법이 시행되는 25일부터 비예금상품 판매 시 고객이 가입에 동의했다는 목소리를 녹음하고 자동리딩방식(TTS)을 이용해 상품 설명 안내의 정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경영성과 창출이 가장 큰 당면과제"라며 "그룹 내 실적의 절대 비중 차지하는 은행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에 지난 1년 간 시급했던 조직안정과 체질개선의 미션을 완수한 권 행장에게 실적 증대를 목표로 1년의 임기를 한번 더 부여 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