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ESG탐구-2] 환경: 순환경제사회 준비
[김기자의 ESG탐구-2] 환경: 순환경제사회 준비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3.05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는 '자원의 순환경제'가 부각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와 플라스틱 제한정책,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증가에 따른 쓰레기문제 때문이다. 원천적으로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방안을 고안하고, 자원 재순환을 통해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는 정책이 국내외에서 확대될 전망이다. 폐기물 감축 정책의 우선순위는 폐기물 감량(Reduce)과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에너지회수(Recovery)  순이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연구원은 "선형 경제(Linear  Economy) 구조를 순환형 경제(Circular Economy) 구조로 전환하여 환경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을 주도하는 화학산업과 에너지재활용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시멘트산업,  발생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배터리와 폐태양광모듈 재처리 산업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화학업계, 시멘트업계, 폐배터리 업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화학: 자연분해플라스틱개발 및 리사이클링제품 설계

코로나19로 지금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용인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기 시작하면 플라스틱 사용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에 이어 플라스틱 사용제한이 제도화되고 있다. 재화의 ‘생산-소비-폐기’라는 기존 선형 구조를 ‘생산-소비-관리-재생’의 순환형 구조로 바꾸는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화학산업에서는 바이오 등으로 만든 자연분해 플라스틱 제품확대나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 제도와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석유화학과 식음료기업 중심으로 자연분해 플라스틱개발이 진행 중이며, 화학적재활용 기술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비중을 높이기위해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로레알은 2030년까지 제품 용기에 사용되는재생 원료 비율을 100%로 확대하기로 했고, 코카콜라는 50% 이상으로 확대 목표를 설정했다. 아디다스는 2022년까지 100% 재생 원료를 이용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LG화학과 롯데케미칼,  SKC,  CJ제일제당 등이 PLA(Poly Lactic Acid), PHA(Poly Hydroxy Alkanoate) 등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멘트: 순환자원 에너지재활용 확대

물질 재활용이 어려울 경우 매립과 소각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열적(에너지) 재활용을 할 수 있다. 에너지 재활용은 2008년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적극 추진되었으나 2018년 환경부가 SRF(Solid Refuse Fuel)에 대한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계수를 하향(0.5→0.25)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9년에는 SRF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완전 제외(0.25→0)한 이후 시장 성장성이 둔화됐다. 그러나 현재 당면한 폐기물 대란과 2027년까지 정부의 생활폐기물 제로화 정책으로 매립 방식을 통한 폐기물 처리가 제한되고 소각처리 규모가 축소됨을 고려할 때 에너지 재활용 필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현재 폐기물의 에너지 재활용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는 분야는 시멘트 산업이다. 시멘트 생산에는 소성공정이 필요한 데 주로 유연탄을 사용한다. 소성로 안 온도는 최대 1,500도로, 플라스틱을 태울 경우 완전 연소되어 이산화탄소 이외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시멘트 제조 공정에 순환자원(폐기물)을 혼합해 사용하면 유연탄 사용량 감소로 연료비가 절감되고, 폐기물 처리 대가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순환경제 실현에 따른 ESG 지표개선 등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폐2차전지 · 폐태양광모듈 재활용 준비

글로벌 전기차(EV) 판매량 증가로 인해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 채용량도 크게늘고 있다. 2015년 이후 2020년 3분기까지 EV 누적판매량은 2,105만대로 여기에는 2차전지가 약 400GWh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수명을 5~10년으로 가정하면 2021년부터 EV용 2차전지 폐기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폐배터리 처리에 관한 법령이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2차전지 판매 1위 국가인 만큼 관련 제도가 확립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CnG가 포항에 폐배터리 금속 스크랩 회수 공장을 건설 중이다. 2분기 완공후 하반기부터 폐배터리 금속회수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비상장 기업으로 성일하이텍과 타움마이닝이 폐배터리 금속회수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수명은 25~30년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부터 태양광 발전 설치가 늘기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 설치된 태양광 모듈의 수명이 끝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 설치량은 2013년 이후 연평균(CAGR) 22% 증가하였고, 앞으로도 탄소중립 전략하에 설치량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2017년까지 43,500톤의 폐모듈이 발생했고, 2050년까지 약 6천만톤의 폐모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기반 태양광 모듈의 경우 재활용 효율이 96%에 이르기때문에 폐기물 발생비율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산업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지방자치단체 자체적으로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수준에 머물고있다. 지난해 12월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본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태양광발전 설치가 증가한 만큼 회수, 재활용 관련 계획도 후속으로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도움말=NH투자증권 리서치팀, 정리=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