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킥보드] 코로나가 밝힌 '공유킥보드'의 미래
[공유경제-킥보드] 코로나가 밝힌 '공유킥보드'의 미래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2.1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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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ird
출처: Bird

전동킥보드는 더이상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몰고 온 팬데믹은 전동킥보드나 자전거 등을 도심 교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동수단으로 만들었다. 점점 더 많은 도시들이 전동킥보드 운행을 허용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공유 킥보드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 계절 타는 공유 킥보드, 팬데믹 초기 어려움 겹쳐···"임직원 해고, 긴급 자금 수혈까지"

실상은 전망처럼 밝지만은 않았다.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기업들이 극심한 경쟁, 높은 운영비와 안전 문제 등과 씨름해야 했다. 그리고 팬데믹이 닥쳤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3월, 미국의 공유 킥보드 플랫폼인 버드(Bird)는 임직원 중 3분의 1을 해고했고, 버드의 경쟁사 라임(Lime)은 지난해 5월 우버(Uber)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 받아야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은 도심 생활자들이 전동킥보드나 자전거 같은 전기 기반의 이륜 이동수단을 찾게 만들었다.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을 포함한 세계 주요 도시들은 사업 면허 발급을 통해 운영업체 수를 제한하는 한편, 전동킥보드 사용을 합법화했다. 

◼︎ 맥킨지, "포스트코로나 시대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 팬데믹 이전보다 12% 늘어날 것"

또다른 전동킥보드 사업자인 스웨덴 스타트업 보이테크놀로지(Voi Technology)는 현재까지 유럽 내 도시 중 3분의 2에 달하는 지역에서 사업 면허를 발급 받았다. 보이 측은 지난해 11월까지 총 3개월간의 서비스 이용 건수가 직전해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맥킨지(McKinsey)는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전세계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2%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팬데믹 초기 주춤했던 전동킥보드 수요는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운영 비용은 오히려 줄었다. 공유 전동킥보드 플랫폼을 운영할 때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곳은 바로 수리와 재충전, 재배치(사용이 끝난 킥보드를 원래 있던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다. 보이와 라임, 그리고 베를린의 티어(Tier)는 이 때문에 유지 및 재배치 비용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는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하기도 했다. 

출처: Lime Scooter
출처: Lime Scooter

◼︎ 비용 절감 노력 끝 '흑자' 전환 성공한 공유 킥보드 사업 

이와 같은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 현재 공유 킥보드 사업은 '흑자'로 전환 중이다. 이용자들은 보통 킥보드를 이용할 때, 최초 잠금 해제를 위해 1달러(한화 약 1,1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이용시간 1분당 10~20센트(한화 약 110~220원)를 지불한다. 만일 전동킥보드 1대가 하루 30분씩 세 차례 이용될 경우, 운영업체는 하루에 최대 20달러(한화 약 2만 2,300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운영비는 수입의 절반 가량을 잡아먹는다는 전제 하에 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운영업체들은 전동킥보드 1대 비용인 500달러(한화 약 56만 원)를 두 달 이내에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 

보이와 티어 모두 지난 6월 흑자를 냈고, 라임은 지난 9월까지 3개월 연이어 EBITDA 흑자를 기록했다. 티어는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SoftBank) 그룹이 주도한 투자협상에서 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2,790억원)를 유치하는 데에 성공했고, 현재 기업가치가 대략 10억 달러(1조 1,163억원)에 달한다.

공유 킥보드는 추운 겨울철 이용량이 급감한다는 점에서 사업적인 한계점을 지적받아 왔다. 공유 킥보드는 여전히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고, 어떤 도시에서는 수익이 매우 적다. 또, 이용자가 늘어난 도시에서는 그만큼 안전의 위험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도시 차원에서 공유 킥보드 사업자 면허를 철회하거나 제한할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코로나 시대'가 바꾼 도심의 풍경이 공유 킥보드 사업에 길을 열어줬다는 사실이다.